美 MS, 음성인식 AI업체 18조원 인수···국내 병원계 촉각
헬스케어 디지털 분야 과감한 베팅···가톨릭·한림대·이대 등 활성화
2021.04.21 12:4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병원에서 사용 중인 음성인식·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음성인식·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뉘앙스(Nuance) 커뮤니케이션스를 무려 160억불(한화 18조원)에 인수한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MS는 뉘앙스를 주당 56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번 인수는 사티야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2번째로 규모가 큰 인수합병(M&A)이다. 종가 대비 23% 웃돈이 얹어졌고 뉘앙스 부채를 포함하면 인수금액은 197억불에 달한다. 

그만큼 MS가 의료분야 음성인식과 AI를 미래 중점 사업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MS의 이번 뉘앙스 인수는 헬스케어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WSJ는 "MS가 헬스케어 산업 내 디지털 관련 수요가 성장할 거라는 데 베팅한 것"이라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도 "이번 인수가 의료기술 서비스 시장 진출을 확대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병원 임상 진료현장에서 음성인식·AI 활용 확대 추세

현재 국내서는 일부 대학병원이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프로그램을 상용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이 환자 진단 과정에서 생산되는 의료영상 자료 분석을 위해 활용됐다면 이제는 진료와 수술, 상담 등 병원에서 이뤄지는 행위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음성인식 AI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가장 활발하게 음성인식·AI 기술을 사용 중인 곳은 가톨릭대학교의료원이다.

의료원 산하 서울성모병원과 은평성모병원은 의료기기 업체 퍼즐에이아이의 음성인식·AI 기술을 도입, 운영 중이다

Voice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EMR)은 서울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과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인 퍼즐에이아이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음성인식·AI 의무기록을 의료진이 타이핑이 아닌 실시간으로 음성 기록이 가능토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음성 인식률이나 사용자 편의성 면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기술은 영상의학과, 병리과, 정형외과, 소화기내과에서 사용하는 의료 용어와 한국어, 영어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특화 엔진을 탑재했다. 병동, 외래, 수술실, 처치실, 검사실 등에서 의료진의 음성을 95% 이상 정확도로 입력 가능하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이다.

최인영 서울성모병원 지능의료센터장은  “AI 영상분석과 음성인식은 작년부터 도입해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정형외과 수술 현장에서 의사가 말하는 음성 수술 기록을 텍스트로 전환하는 수술기록 자동화 STT 기술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방호복을 끼고 말해도 높은 정확도로 기록할 정도로 기술을 구현했다”고 전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인식 의무기록(EMR)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재 수술 및 회진 후 작성하는 수술기록지와 경과기록지를 인공지능을 통해 음성언어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할 수밖에 없는 진료환경 특성을 고려해 두 가지 언어를 혼합해 사용해도 상황에 맞게 문서화 시킨다. 의료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약어와 의학전문 용어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대목동병원은 AI 의료기기 전문기업 뷰노와 의료용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상용화에 성공했다.
 
의료영상 전송 시스템인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에 있는 영상 판독용 녹음 파일을 별도 인공지능 탑재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자로 자동 변환하는 프로그램이며 전사 업무 보조 시스템으로 개발됐다.
 
기존에는 PACS 영상을 의사가 판독을 하고 그 내용을 음성 녹음하면 이 녹음 파일을 의료음성 전문 전사자가 듣고 직접 문서화 했었지만 이번 소프트웨어 개발로 녹음 파일이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으로 문서화될 수 있게 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수술실 업무를 자동화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병원은 최근 ㈜카부와 AI기반 스마트 수술실 구축용 솔루션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해서 수술실의 워크플로우(Workflow)를 자동화하는 솔루션이 개발되면 수술실 내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고, ‘타임아웃(수술 전 의료진이 환자이름, 수술부위, 수술명 등에 대해 구두로 확인하는 것)’과 같은 요소를 반영해 환자 안전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Voice EMR을 넘어 Voice ENR(전자간호의무기록)도 확대되는 추세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재작년 12월부터 음성인식·AI 기반 전자간호의무기록(Voice Electronic Nursing Record, 이하 Voice ENR)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 중이다. 
 
그동안 간호기록은 간호사가 여러 환자를 돌본 후 중앙통제소(간호 스테이션)로 돌아와 일괄 입력해야 했다. 기록 입력을 위한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호사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일이 많아졌고, 기록 입력이 누락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Voice ENR은 간호사들이 업무를 하면서 실시간 음성으로 기록할 수 있다.

병원 측은 Voice ENR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식률을 가진 인공지능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탑재됐다고 소개했다.

은평성모병원 관계자는 “의료데이터에 AI를 결합하는 연구개발로 의료진이 환자에게 더 집중하고 환자가 만족하는 환경을 육성·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의 음성인식 ENR은 작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당시 은평성모병원이 활용하고 있는 회진로봇  ‘파울(Paul)’은 음성인식 ENR 시연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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