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복용후 환자 사망 한의사 2억 배상'
대법원 '환자에게 변비로 인한 독성 탓이라며 계속 처방'
2015.03.22 14:45 댓글쓰기

접촉성 피부염 등이 소화기 장애 탓이라며 한약과 침뜸만으로 치료하려던 한의사가 환자 사망으로 유족에게 2억원대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박 모씨 유족이 한의사 김 모(63·여)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상고심에서 "총 2억6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한의사 김 씨는 2009년 당시 20세였던 박 씨에게 접촉성 피부염의 원인이 소화기 장애로 인한 면역체계 이상이라고 진단하고, 1년 동안 한약을 복용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방 치료를 끊은 박 씨는 한약을 복용하고 침뜸 치료를 받은 지 두 달 만에 황달 증세를 호소했다. 하지만 한의사 김 씨는 변비로 인한 독성 탓이라며 비슷한 한약을 계속 처방했다.

 

그러나 박 씨의 상태는 악화됐고, 결국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원했으나 이미 간 기능 80∼90%를 상실한 후였다. 박 씨는 간 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4개월 동안 병상에서 고통받다 패혈증 등으로 숨을 거뒀다.

 

이에 박 씨 부모는 한의사 김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박 씨의 손을 들어줬다.

 

1·2심은 "김씨가 한약 복용으로 인한 간 기능 손상의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았고, 황달 증세가 나타난 박씨에게 양방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았다"며 2억6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김 씨는 박씨 사망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80%로 보고 배상액을 산정한 원심이 지나치게 불합리하다고 주장했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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