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의학회 전종헌 회장 "추가 인건비가 기존 지출 초과"
"위기의 중환자실을 구하기 위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중환자실 등급 올리기를 주저하고 있다. 이는 등급을 높이는데 추가되는 인건비가 기존 지출 수준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2008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중환자실 차등등급제가 아직도 등급 간 차이가 너무 작아 상위 등급으로 상향 조정하려는 동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전종헌 회장(한양대병원)
[사진]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보건복지부는 약200억원의 예산을 부담하며 중환자에게 보다 나은 진료의 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중환자실 표준화 및 등급화를 실시하고 있다.
만약 1등급 1:0.5이면 20침상에 40명의 간호사인데 하루 중환자실 총입원비(중환자실 병상이 모두 가용된다 해도)는 20 ×12만7000=254만7000원이다.
2등급 1:0.63이면 20침상에 32명의 간호사로 하루 중환자실 총입원비는 20×11만8000=236만원이다.
간호사로 1등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8명의 증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하루 입원료 증액은 254만7000원―236만원=18만7000원이 나온다. 간호사 일당 8만원)2003년 기준)으로 볼 때도 인건 비용 8×8=64만원 증가에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현재 한 간호사가 3명을 보는 경우 20침상이면 3등급(1:0.714)이며 28명의 간호사가 필요한데 지금의 수가로 하면 총수입은 20×9만780=181만5600원엥서 수가 인상으로 217만8600원 증액된다.
2등급을 가기 위해서 4명의 간호사를 쓰면 일당 8만원 기준 32만원이 지출되나 수입 증가는 18만1400원이 증액된다.
더욱이 병실이 100% 가동될 때를 가정한 것이므로 병원은 상위 등급으로 이동할 이유가 수익 측면에서는 전혀 없다는 게 중환자의학회측의 설명이다.
전종헌 회장은 "제도 시행 이후 지속적으로 '등급간 간격이 작다', '수가의 효과가 없다'는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원가를 보전해 줄 수 있고 상위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정도의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특히 "진료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면서 "당장 수가를 올려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력 부문에 대한 투자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종헌 회장은 "시설, 장비 등 많은 투자가 국고 재정으로 이뤄져야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응급의료에 대해 정부가 전향적으로 지원해줬듯이 중환자실도 재정적인 문제는 물론, 시스템 측면에서 많은 투자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