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은 고난도 술기가 요구되고 전신마취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수술을 행하는 병ㆍ의원에서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양악수술 후 부작용을 겪은 환자에 대해 "양악술은 병원의 술기상 과실을 환자측이 입증하기 어려운 전문 의료기술이므로 수술 후 증상을 비롯한 간접 사실을 살펴 의료상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제17민사부(김용석 재판장)는 "양악술은 고도의 의료술기 및 전문 지식이 필요한데다 전신마취로 밀실성이 높아지므로 수술에 직접 참여한 의료진 외에는 수술상 과실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런 경우에는 환자 증상 발생의 원인을 수술 외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없는게 분명한 간접사실들을 살펴 의사의 잘못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전신마취 후 양악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발생한 부작용의 원인이 의료진의 술기 과실이 아니라는 직접적인 근거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병원과 의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의사는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한 환자에게 약 4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부정교합을 지녔던 환자 J씨는 성형외과에 내원해 양악수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수술 전 의사의 제안대로 치과에서 협의진료를 통해 3급 부정교합 진단을 받았다.
이후 J씨는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 코절골성형술, 눈매교정술, 이마보형물 삽입술 등 성형수술을 받았는데 턱 뼈를 절단해 위치를 교정한 뒤 금속 나사로 고정하는 양악수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J씨는 퇴원 당일 밤 극심한 통증과 안면 수술부위가 부어오르는 등의 증상으로 대학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입체영상검사 결과 양악술 과정에서 쓰인 오른쪽 아래턱 부위의 고정나사 1개가 풀린것이 확인됐으며 이틀 뒤에는 왼쪽 아래턱뼈 고정나사 2개가 풀린 것이 관찰됐다.
양악수술을 위해 턱뼈를 자르고 고정한 양쪽 아래턱의 나사가 제멋대로 풀려 환자의 극심한 통증을 야기하고 있었던 것.
이후 J씨는 상급종합치과병원에서 3D CT, 방사선 촬영 등 정밀검사를 거쳐 ▲왼쪽 아래턱 부위 감염으로 인한 누공 및 고름 ▲양 턱뼈 절단부의 고정나나 풀림 ▲그로 인한 안면 비대칭의 회귀 ▲앞니 벌어짐(전치부 개방 교합) ▲왼쪽 혀ㆍ아랫 입술ㆍ귀 부근 감각 저하 등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 책임을 양악술을 시행한 성형외과에 물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양악수술 후 턱뼈를 고정하는 나사들이 풀린 것이 확인됐으며 환자의 감각이상이나 환부 감염등도 수술 후 새로이 나타난 증상이다"라며 "직접적인 의료과실을 밝히긴 어렵지만 부작용의 원인으로 수술 외 다른 요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증상의 원인을 의사의 술기상 과실이라 판단할 간접적 사실ㆍ증거가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재판부는 "양악수술 후 불과 일주일 만에 환자가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턱 내부를 고정하는 금속판과 나사못을 제거하는 경우는 매우 드믄 경우로, 이는 양악술 과정에서 의사의 술기상 잘못이 있다고 판단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기관 및 의사가 환자의 수술 후 증상이 의료진의 과실에 따른 것이 아닌 전혀 다른 원인 때문이라는 근거를 대지 못한다면 의사는 의료사고에 대한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법원은 △환자가 성형외과와 별다른 상의 없이 다수의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 받은 점 △구강위생 유지 미흡으로 환부감염에 환자 일부 책임이 있는 점 △양악술의 난이도와 위험성이 높은 점 등을 참작해 의사 측 책임을 5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