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포괄수가제(DRG) 확대 시행을 앞두고 사립대병원들은 ‘선 보완 후 시행’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보건복지부는 ‘선 시행 후 보완’의 입장으로 강경히 맞서며 사실상 거부했다.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민간의료기반에서의 포괄수가제 해법 진단을 주제로 한 미래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미래 의료 질(質) 하락·의료기술 퇴보 등 예고"
사립대병원들은 “의료의 질 하락과 미래 의료기술 퇴보, 해당 질환 진료과목 기피 등 다양성 반영이 미흡하기 때문에 1년 유예를 시키고 시범사업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한 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의료비를 잡기위해선 지불제도 개편이 불가피 하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차의과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지영건 교수는 “DRG 수가는 입원 환자 당 행위별 수가총합을 평균해 정하게 되지만 이것은 한국에서의 전체 평균을 의미하는 것이지 개별 병원들에서 평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DRG로 인해 병원마다 손익이 다르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건 교수는 “과거 의약분업 당시 약 처방을 위해 일시 1차 의료기관으로 환자들이 몰리며 건보료가 크게 쓰인 적이 있다”면서 “이 같은 예기치 못한 의료비용이 나타날 수 있어 비용절감책이 오리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약제비, 치료재료 등 직접 비용 영역에 대해 우선 포괄수가를 적용하고 점차로 기본검사와 기본치료 등 통상적인 영역에 대해 적용한 후 환자마다 편차가 심한 특정수술이나 검사영역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강중구 부원장도 “병원으로서 고민이 많다”면서 “새로운 시술이나 재료, 환자의 예기치 못한 상태 등으로 의료가 어렵다. 보다 융통성 있는 지불체계 형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중구 부원장은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를 하려면 어느 정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약 줄이고 CP줄이고 다 줄일 것”이라면서 “제도가 발전하려면 의견을 듣고 개선해야 한다”면서 임상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호소했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이근영 부의료원장 역시 “7개 질환이 진료비 상승의 주범이냐? 왜 이것부터 시작하느냐?”면서 “포괄수가제 시행 국가 중 7개 질환부터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근영 부의료원장은 “병원마다 7월 1일은 낭떠러지로 가는 심정일 것”이라면서 “시범기간 동안 분류기전도 조정기전도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개선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배경택 과장은 “병원급 7개 질환 포괄수가제 적용에 대해 건정심에서 결정됐고, 건보시행령이 개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가 법령안에 있음으로 7월 1일 시행이 불가피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