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신지호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보건의료 분야 홍보인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비대면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고군분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병원을 비롯해 제약,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전 분야를 아우르는 '홍보의 맥 짚기 시도'가 데일리메디 주최로 시도됐다. 올해로 4년째 이어오는 '헬스케어 홍보 포럼'에서는 그동안 홍보인들이 속으로 삭혀온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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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에는 병원계와 산업계를 대표해 한국병원홍보협회 김대희 회장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최천옥 홍보전문위원장이 축사를 위해 직접 참석했다.
김대희 회장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변화하면서 홍보인 역할과 책임이 가중되고 있다"며 "홍보인이 앞으로 전문성을 더욱 키워 목소리를 높이고, 진정한 스페셜리스트로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홍보인이 변화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길을 찾는데 분주한 시간을 보내는 만큼 협회도 국민건강 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에 홍보 기능과 역할,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인실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최천옥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떻게 하면 홍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가 과제로 자리잡았다"며 "오늘 포럼이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 국민 90% 이상이 부정확한 곳에서 건강정보를 얻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가 나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기술 기업 홍보 핵심은 논문”
첫 번째 연자로 나선 뇌질환 인공지능(AI) 진단/치료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 빈준길 대표는 ‘인공지능과 홍보이야기’를 주제로 발표하며 의료기술 홍보의 핵심이 '논문'임을 강조했다.
빈 대표는 "의료기술 기업에게 필요한 홍보 전략은 논문 발표에 있다"며 “연구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기업 홍보가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우수한 의료진과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기회가 열린다”고 전했다.
빈 대표는 논문을 발표한 이후 많은 대학병원에서 연락을 받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논문이 곧 기업 홍보자료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의사의 진단을 돕고 의사 설명을 도움으로써 환자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을 하는 것인데 그 자료는 논문으로 증명된다"며 "논문을 통해 병원 고객인 환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완성 제품을 들고 한 학회에 참가했는데 그 가능성에 주목한 교수를 만났고, 이를 계기로 공동연구를 진행, 기술 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핵심 의사결정에 홍보 최고책임자 참여 필요”
두 번째 연자로 나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재국 전무는 ‘제약바이오와 언론, 패러다임 대전환’ 주제로 홍보 최고책임자가 회사 핵심 의사결정 회의의 정규 멤버가 돼야한다고 밝혔다.
이재국 전무는 “제약업계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문화 정착이 미흡하다며 ESG 경영 필요성을 인식하고 도입방안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홍보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양유업 사태는 홍보가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위기의 감지자, 변화의 촉진자, 신뢰자산을 축적하고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국 전무는 홍보와 ESG, CSR, 조직문화 부서간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대내외의 위기 신호 파악, CEO와 수시 소통, MZ세대와의 소통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쉽게 전달하는게 병원홍보 첫 걸음”
그룹 베이이복스 멤버이자 영화배우인 심은진씨는 서울대병원 극한알바 경험을 소개했다.
심은진씨는 서울대학교병원 유튜브 채널 서울대병원tv ‘심스틸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활의학과, 원무과, 환자이송팀 등 10개 부서를 몸소 체험했다.
심은진씨는 “병원하면 의사, 간호사만 생각했던 내가 왜 병원홍보 유튜브에 섭외됐는지 생각해봤는데 대중들에게 연예인으로서 병원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쉬운 일 위주로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전문분야가 갖는 많은 수고와 노고를 볼 수 있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무엇보다 병원에서 홍보 업무 관계자와의 경험을 공유하며 쉬운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홍보는 사회 모든 영역에 중요한 만큼 쉬어야한다”며 “아프면 정보를 찾아봐야하는데 어려운 말이나 전문용어로 써있으면 이해하기가 어려워 쉽게 설명이 돼있어야 더 찾아보고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용어를 빼고 쉽게 풀이해서 재밌게 전달해줘야 몰입할 수 있. 유튜브 영상은 길지않고 전문용어가 안나와야 의료지식 없는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 마음을 움직이는 게 홍보의 출발”
한국애브비 김유숙 상무는 ‘코로나시대 헬스케어 홍보 전략적 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MZ세대 브랜드, 제품 신뢰 형성 근거를 ‘진정성’으로 꼽았다.
김 상무는 “홍보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리더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며 “홍보 출발은 구성원의 심리 상태 파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직원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내면의 심리 상태 파악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며 "동기 유발 기전은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언택트로 전환된 바뀐 일터의 뉴노멀 풍경과 그에 대한 처방으로는 △방향감 △소속감 △연대감 △가치와 의미 공유를 꼽았다.
그는 방향감, 소속감, 연대감을 부르는 비전 커뮤니케이션의 예로 “비전을 시각화하고 리더의 메시지를 동영상 시리즈로 제작해 제공하고 비전 워크샵을 진행하는 직원 참여 프로그램이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제시했다.
“홍보맨으로서 독서는 꿈을 찾아준 기회”
마지막 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병원 홍보팀 소속 피지영 작가는 일상에 지친 홍보맨들의 인생 멘토를 자처하며 독서로부터 얻은 영감을 공유했다.
그는 25년 동안 홍보맨으로 살아온 ‘유럽미술여행’, ‘영달동 미술관’ 등 다수의 미술 서적을 집필한 작가이자 도슨트다.
서울대병원 홍보팀에 속해있으면서도 홍보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미술’이 주는 감동과 행복을 경험하고 달라진 삶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3년 동안 미술 관련 서적 1000권 읽기 목표를 달성하고 휴직계를 내고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던 그는 이날 “독서는 홍보맨으로서의 꿈을 다지는 계기가 됐고 꿈을 찾아준다”며 독서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하루에 주어진 24시간은 똑같다. 가끔 일은 안 하고 책만 읽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듣지만,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독서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