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액예산제·참조가격제' 도입 뜨거운감자
건보공단, 전문가 19명 대상 연구…'약제비 통제·효율성에 적합'
2013.01.04 20:00 댓글쓰기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약제비 통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총액예산제 도입을 꼽았다.

 

의약품 재원조달 지속가능성과 형평성, 효율성에서도 총액예산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내다봤다. 총액계약제 도입 시기는 참조계약제와 함께 중장기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봤다.

총액예산제는 보험자가 1년 치 의료비를 예상해서 의사단체에 주면, 이를 의사단체가 각각의 의료공급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총액 한도에서 의료비 지급이 이뤄진다.

 

또한 참조가격제는 동일한 약효를 가진 의약품군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만 약값을 의료보험에서 보상하고, 이를 넘는 고가약은 차액을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일 이 같은 내용의 '건강보험 약품비의 체계적 관리를 위한 로드맵 구축(김성옥, 이주향, 신경연)'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2년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문가 대상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에 총 19명이 응답했다. 응답자는 학계와 연구기관 9명,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소속 6명, 의료공급자와 제약사 관계자 4명으로 구성됐다.

 

전문가들은 적정한 건강보험 약품비 증가율은 6.5%이며, 보험약품비 진료비 중 비중은 23.6%, 국민의료비 약제비 비중은 18.8%가 적절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총액예산제, 의·약사·제약계 정책순응도 최하위 

 

전문가들은 △고가 희귀난치성 의약품에 대한 기금화 △보험자 약가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Risk-sharing) △총액예산제 △참조가격제 △의약품 입찰제에 관한 세부 항목별 영향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제비 통제 측면에서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총액예산제(2.8점)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의약품 입찰제(2.5점), 참조가격제(2.1점),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1.6점) 순이었다.

 

희귀난치성 의약품(정부) 기금 조성은 1.2점으로 영향은 있으나 매우 미미할 것으로 예측했다.

 

의약품 재원조달 지속가능성과 형평성 측면에선 총액계약제(2.1점), 참조가격제(1.9점) 및 희귀난치성 의약품의 (정부)기금 조성(1.9점), 의약품 입찰제 도입(1.7점),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 쉐어링 다양화(1.6점)순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지출 효율성 측면에서도 총액계약제(2.5점)가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참조가격제 및 의약품 입찰제(2.2점)이 약간의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의약품 이용가능성 측면은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1.8점), 희귀난치성 의약품의 (정부)기금 조성(1.7점), 참조가격제(1.2점), 총액예산제(0.8점), 의약품 입찰제(0.7점) 순이었다.

 

의약품 접근성은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와 희귀난치성 의약품의 (정부)기금 조성(2.4점)이 약간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참조가격제(1.4점)와 총액예산제(1.3점), 의약품 입찰제(1.1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의료 질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희귀난치성 의약품의 (정부)기금 조성(2.2점),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1.6점), 총액예산제(1.4점), 참조가격제(1.2점), 의약품 입찰제(0.9점) 순이다.

 

환자와 소비자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희귀난치성 의약품(정부)기금 조성(2.3점)이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참조가격제(2.1점),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1.9점), 총액예산제(1.4점), 의약품 입찰제(1.3점) 순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의 경우 단기와 중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총액예산제와 참조가격제는 중장기 과제로 봤다.  장기과제는 의약품 입찰제를 꼽았다.

 

각 의제에 관한 이해상자자의 정책순응도를 -2점(강한 반대)에서 2점(강한 찬성)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의사의 경우 희귀난치성 의약품(정부)기금 조성이 1.3점으로 순응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총액예산제와 참조가격제는 -1.8점으로 강한 반대 양상을 보였다.

 

약사도 희귀난치성 의약품(정부)기금 조성이 0.8점으로 1위인 반면, 총액예산제가 -0.7점으로 가장 반대가 심했다.

 

환자(소비자 포함)도 희귀난치성 의약품(정부)기금 조성의 순응도가 1.8점으로 가장 높았다. 순응도가 가장 낮은 정책은 -0.6점인 참조가격제였다.

 

다국적제약업체는 보험자 협상력 강화 및 리스크쉐어링 다양화(1.4점)에 가장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총액예산제와 참조가격제는(-1.9점) 강한 반대로 예측됐다. 국내제약업체도 총액예산제를 -1.8점으로 가장 반대할 것으로 나타났다.

 

총액예산제에 대한 인센티브가 필요 없다는 의견은 65.7%를 차지했으나, 의사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77.8%로 인식의 차이가 컸다.

 

한편, 연구원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건강보험 수입지출 구조변화와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60년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70조~132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인구가 2030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수입은 2030년 92조8000억에서 2060년 131조3000억~155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반면 지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030년 109조~120조9000억원, 2060년 226조~263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계됐다.

 

이로 인해 건보 재정은 2030년 16조2000억~28조원, 2060년 70조4000억~132조원까지 적자가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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