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신의료기술평가 절차와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적지 않은 비중의 최하위 등급 기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발생한 논란이다.
8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의원은 "신의료기술평가가 도입된 2007년 이후 현재까지 경혈 두드리기 등 근거 수준이 최하위 D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은 사례가 총 204건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까지 신의료기술평가 신청 건수는 2425건으로 안전성·유효성 평가를 위해 심층평가 진행 761건, 심층평가 미수행 1339건, 기타 325건 등이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근거평가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근거 수준이 D인 경우가 204건 36.7%로 집계됐다.
또한 C등급도 222건 39.9%로 근거수준 C·D등급이 전체의 76.6%를 차지하는 등 근거 수준의 신뢰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경혈 두드리기가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바 있다. 하지만 단지 2편의 논문으로 인정돼 의학계 등 사회적 논란이 발생 중이다.
이와 관련,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면 될 정도로 의료행위인지 불분명한 기법에 대해 신의료기술을 인정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장정숙 의원은 “모든 논란의 근본적 원인은 의사결정 과정 불신에 있다. 규정상 담당 직원이 평가에 관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평가위원 몇몇이 한쪽으로 여론을 몰아간다면 현실적으로 담당직원이 이를 조율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의연은 신의료기술평가 종료 후 보고서를 발간하고 평가내용을 공개하고 있으나,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평가에 현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 의원은 “평가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 명단과 회의록을 공개, 신의료기술평가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