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내정자로 유력했던 정호영 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가운데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의 유력설이 힘을 얻고 있다.
정호영 전 장관 후보자 및 오제세 전 의원 등 굵직한 후보자들이 지원서를 내지 않은 탓이다.
또한 대일 외교 문제 등으로 정치권 안팎에서 부담이 커져 최대한 잡음을 줄인 안정 인사를 택할 것이라는 의료계 시선도 한몫한다.
24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일 마감된 이사장 원서 접수 결과, 김덕수 건보공단 전 기획상임이사, 김필권 건보공단 전 기획상임이사, 장성인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가나다순) 등 총 6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기석 위원장을 필두로 4명이 이사장에 지원했다고 알려졌지만 내부 지원자 2명이 더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호영 전 장관 후보자 등 유력 주자가 지원 의사가 없다는 소문이 지원서 마감 직전부터 흘러나와 각 후보자마다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먼저 질병관리본부장, 한림대학교 의료원장 등을 지낸 정기석 위원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정 위원장은 현재 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겸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을 맡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보험재정 누수 차단을 보험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설정한 것을 고려할 때 이를 이해하고 수행할 후보자가 힘을 얻게 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물론 한국보건행정학회와 한국사회보장학회 이사를 맡은 장성인 교수도 전혀 정책 방향과 동떨어진 후보는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와 인수위원회에 참가한 경험이 무엇보다 강점이다. 다만 정 위원장과 비슷한 기준으로 평가할 때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는 후문이다.
물론 안정감만 본다면 내부 인선도 배제할 순 없다. 첫 공단 출신 이사장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김덕수 전 공단 기획이사, 김필권 전 공단 기획이사 등은 20년 넘게 공단에 몸담은 이력으로 업무 전문성에선 누구보다 강점으로 부각된다. 또 다른 내부 지원자도 있지만, 그간 채택 이력이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다소 낮게 평가된다.
일각에선 이사장 선출이 길어진 탓에 수가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다만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계는 수가협상을 위해 5월 중순께 공식 임명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내부 입장은 상반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사장 선정과 관련해 명확한 일정은 없지만 선출이 늦어진다면 수가 협상이 먼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며 “5월 선출 예상이 많지만, 그 역시 정확하진 않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모 절차에 따라 향후 서류 및 면접 과정을 거쳐 임원추천위원회가 3~5배수를 추천한 뒤 보건복지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