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대통합의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대의원회 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지에 대해선 상당한 우려감이 표출되고 있다.
지난 13일 대한의사협회 회의실에서 개최된 ‘대통합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특위) 공청회’에서 신민호 부위원장[사진]은 고정대의원을 현행 112명에서 79명으로 조정하는 대의원 정수 배분안 등을 발표했다.
의학회 줄이고 대의원 선출 방법 ‘직선제’
우선, 대의원 정수 배분안에 따르면 고정대의원을 줄였다. 의학회는 50명에서 15명, 개원의협의회는 17명에서 2명, 군진지부에서 3명을 감축시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 동안 대의원회 진출 ‘문턱’이 높아 참여 기회 확대를 요구해왔던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원의사, 여자의사, 교수협의회)에게는 3명의 고정대의원이 돌아갈 것이 유력시된다.
대의원 선출방법은 지부는 예외조항 없이 직선제로 선출키로 했으며 대의원 피선거권은 5년 연속 회비 납부자에게만 주어질 전망이다.
교체대의원 제도는 폐지키로 하고 대의원 겸직제한 범위는 시도회장까지 확대키로 했다. 특히 대의원 불신임제를 도입하고 대의원 연임 제한은 불필요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 혁신특위는 22일경 임총 의안 상정을 요청하고 만약 의결 확정시 정관 개정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 승인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안이다.
지부/직역 |
고정 대의원 (79명 기준) |
비례 대의원 (171명 기준) |
추가 배정 (8명) |
최종 배정 (250명) |
2012년 배분 대의원 |
대한의학회 |
35 |
- |
|
35 |
50 |
대한개원의협의회 |
15 |
- |
|
15 |
17 |
군진 지부 |
2 |
- |
|
2 |
5 |
대한전공의협의회 |
5 |
- |
|
5 |
5 |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병원의사, 여자의사, 교수협의회) |
3 |
- |
|
3 |
0 |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
2 |
- |
|
2 |
2 |
대한공직의사협의회 |
1 |
- |
|
1 |
1 |
합계 |
79 |
163 |
0 |
242 |
242 |
“직선제 왜 예외 두나…젊은 의사들 참여 여전히 제한적”
하지만 직선제 선출 방법에 있어 의학회와 협의회 등에 예외조항을 두기로 한 것을 비롯해 대의원 배정과 관련해서는 곳곳에서 이견이 쏟아졌다.
혁신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동욱 회원은 “투표권의 가치를 갖게 하기 위해서는 예외없는 직선제가 도입돼야 한다”면서 “특히 대의원 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득권을 타파하자면서 여전히 기득권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고 느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각 직역, 지역의 대의원 수를 줄이자고 하면 모두 반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 분들이 모여 안을 도출하니 통합혁신위원회라는 이름만 거창할 뿐 ‘그 밥에 그 나물’ 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직선제라는 프레임에 갇혀 본래 취지가 퇴색돼선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원의협의회 김동석 부회장은 “대의원회를 개혁하고 회원들의 민의를 수렴한다는 측면에서 직선제는 마땅하다. 하지만 개원의협의회 전 회원에게 직선제로 대의원을 선출하라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반드시 하라는 것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부산시 대의원회 강대식 대의원은 “간혹 종신에 가까울 정도로 대의원을 지내는 분들이 있다. 젊은 의사들은 중앙대의원 진출에 대해서는 말도 못 꺼내는 지역도 상당 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경기도의사회 조인성 회장도 “세대, 성별을 고려해 골고루 대의원이 배분돼야 한다”면서 “총250명 중 고정대의원을 통해 여의사들의 입장이 반영되기가 쉽지 않다. 40대 이하 젊은 의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고정대의원 배분 관련 찬반 목소리 제기
이번 대의원 조정에서 교수협의회에 지분이 돌아간 것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관악구의사회 최낙훈 회장은 “이미 지금도 특별분회에 현재 봉직의사, 교수들이 포함돼 있다. 그러면 특별분회를 통해 대의원 자격을 달라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임의단체인 교수협의회에 고정대의원이 몫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교수협의회 김장한 부회장은 “분명한 것은 회원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동등하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병원의사협의회로 교수협의회가 대의원이 배정되지만 확정된 것도 아니고 임의적”이라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신민호 부의장은 “의학회 나름대로 의협에 기본적으로 상당 부분 헌신했던 부분들이 있기에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며 “다만, 시대가 변하면 의학회도 좀 내려놔야 한다고 본다. 교수협의회 내 젊은 의사들이 의견을 피력하는 통로도 있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경기도 김장일 대의원은 “의협의 미래를 위해서는 교수, 병원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고정 대의원으로 3명이 배정돼 있는데 이 보다 더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