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진료비 100조 돼도 약사는 얻는게 별로 없다"
민필기 약국이사 "새로운 수가 개발 필요, 다제약물관리사업 참여 등 역할 확대"
2022.11.07 05:00 댓글쓰기

금년 약학대학 통합 6년제 전환, 내년 전문약사제도 시행 등 다양한 전환점에 서 있는 약사 사회가 초고령사회 등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약사학술제’에서는 약사직능 혁신 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날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약국의 새 수가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가파르게 치솟아 2030년 100조원이 넘더라도, 이대로라면 약국은 병의원에 비해 극히 적은 4% 밖에 못 가져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노인진료비 중 약국조제료는 3조9000억원이었던 데 반해 병의원 진료행위료는 34조7000억원, 병의원 기본진료료는 18조4000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약국조제료 4조2000억, 병의원 진료행위료 40조3000억, 병의원 기본진료료 19조5000억원 등으로 늘었지만 약국 조제료 비중은 병의원 진료비 대비 여전히 적다. 


이에 그는 "현재 시범사업 중인 다제약물관리사업과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등의 기회를 통해 약사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선진국 다제약물관리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호주의 경우, 일반 처방의사와 약사가 협조해 2가지 약물검토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HMR(Home Medicines Review), RMMR(Residential Medication Management Review) 등이다. 


HMR은 지역주민이 외래진료 이용 시 처방의사가 환자의 HMR 서비스를 HMR인증 약사에 요청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2016년 기준 21만원의 비용을 정부에 청구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 다제약물관리 시 약국 방문 상담료는 3만7980원, 가정방문상담료는 1회 당 7만9120원으로, 매우 적다는 것이다. 


수가 향상 이전에 사업이 본 취지대로 잘 이뤄지고 있지 않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필기 이사는 “의사와 약사 간 소통이 너무 일방적이고 형식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병의원이 환자 검사 결과를 약국과 공유하고 약사가 약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윤숙 한국병원약사회 부회장(서울대병원 약제부장)도 “의료기관과 약국 연계를 아무리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인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약대 6년제, 실무교육 집중···“약교협이 의료계 등과 ‘직능 갈등’ 해소해야”   


약학대학이 금년도 입시부터 다시 신입생을 받는 통합 6년제로 전환되면서 대학 커리큘럼 또한 약사 사회의 지대한 관심 분야가 됐다. 


약국, 병원, 산업, 연구·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인재를 보내기 위한 심도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나영화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약학교육본부장은 “약사국가시험에 국한되지 않는 첨단교육, 인공지능, 보건의료빅데이터 교육 기반을 도입할 것”이라며 “제약바이오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실험실습 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저학년 때에는 소양 교육에 집중해 환자와 공감과 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이론, 약사 윤리 등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향후 2+4년제 졸업자와 통합 6년제 졸업자 간 갈등 발생 및 통합교육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나 본부장은 “한국의학교육협의회 등 통합 6년제를 준비하는 측면에서 도움을 주고 또 필요한 부분에서는 도움을 받는 등 협력하면서 차이를 줄여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등 외부와의 직능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도 대학 교육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시각이 피력됐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약사는 “의약분업으로 의료계와 싸우고, 한약 조제권으로 한의약계와 싸우고 계속 갈등만 조장했지 않느냐”며 “중개연구 등 협업해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다. 교육 분야에서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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