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사용' 불 붙은 韓-醫 광고 첨예
참실련·의혁투, 잇단 일간지 게재…'국민 설득 총력' 여론전 과열 양상
2016.01.19 20:00 댓글쓰기

“오진과 과잉검사와 같은 양의사 진단권 독점으로 인한 심각한 폐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 1월 19일 참의료실천연합회

 

“국민이 실험쥐인가. 한방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환자와 국민을 생체실험장으로 내모는 일이다!” 1월 20일 의료혁신투쟁위원회

 

 

 

모 일간지에 하루 차이로 실린 광고다. 정부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에 뒷짐을 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한의계가 연일 광고로 맞불을 놓으며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된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놓고 조작 의혹까지 일고 있어 국민 설득을 위한 여론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의계 단체인 참의료실천연합은 지난 19일자 조선일보 1면 하단에 “오진과 과잉검사와 같은 양의사 진단권 독점으로 인한 심각한 폐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5단 통 광고를 실었다.

 

참실련은 광고를 통해 “양의사의 진단권한 독점은 양의사들이 국민건강을 볼모로 삼아 무슨 짓을 해도 용인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확한 진단을 위한 기기 사용은 모든 의료인에게 공평하게 허용돼야 한다”며 “양방 한방 각각의 장점을 살려 국민 건강에 이바지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실련은 언론에 보도 내용을 거론하며 “양의사의 과잉진단, 과잉수술, 국제적 망신살!”, “수백명의 피해자가 나왔으나 사과도 거부하는 오만함”, “양의사의 어두운 부수입 의료기기 리베이트”, “진단을 볼모로 한 양의사의 성범죄”라고 규정지었다.

 

하루 뒤인 20일 이번에는 의료계 단체인 의료혁신투쟁위가 반격에 나섰다. 의혁투는 이날 조선일보에 “국민이 실험쥐인가”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며 “한방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환자와 국민을 생체실험장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과대학 폐지, 의과대학 흡수통합으로 의료교육일원화로 기존 한의사 면허소지자와 기존 한의대생들의 종신면허 인정으로 전통적 한방 의료와 이제는 서서히 단절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된 온라인 찬반투표는 조작 의혹으로 얼룩졌다.


네이트가 지난 18일 실시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주제로 실시된 투표는 총 22만 5668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과학적 한방진료 가능해져’가 55.38%(14만1601명), 반대 ‘무자격자 의료행위, 건강 해쳐’가 44.54%(11만3869명)로 최종 마감됐다.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하는 의견이 10%p 더 높게 나온 것에 대해 양 측은 서로가 조작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은 “의협이 1인당 10회까지 투표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 결과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온라인 여론 조작 시도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일이라는 것을 양의사협회도 스스로 알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의협 관계자는 “작년 조사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높게 나온 반면 올해는 초반부터 찬성이 9:1로 압도적으로 높길래 한의협이 회원들에게 투표 참여 독려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진행된 조사도 아니고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양 단체는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홍보와 설득 작업에 여념이 없지만 기대할 만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시종일관 양 직역의 협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혁투 최대집 대표는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일간지에 광고를 하는 이유는 국민, 정부, 정당, 유관기관에 국민과 환자 안전을 위한 불변의 원칙을 알리기 위해서”라며 “광고 한번 한다고 정부가 문제 해결에 즉각 나서지 않겠지만 피해자인 환자가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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