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간호사 초임 삭감 문제로 다시 불거진 간호사 처우 개선에 대해 의료연대본부가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간호사 초임 착취, 무급 초과노동에 대해 정부 차원의 전수 조사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최근 서울대병원 간호사 초임이 36만원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와 관련해서 법정 최저임금보다 낮은 첫 월급, 시간외수당을 청구하지 못하는 상시적인 초과노동, 그럼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힘든 병원 문화 등 간호사들이 처한 현실에 대해 병원과 정부를 향해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서울대병원 간호사 뿐 아니라 대형병원 간호사 초봉 삭감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 의지를 보이기보다 문제를 축소하려는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간호사들의 기본 권리를 지키고 대국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간호사 초임 삭감과 무급 초과노동에 대한 전수조사와 시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기자회견 발언대에 선 서울대병원 최원영 간호사는 “2011년 간호사가 된 후 돈을 벌고 있음에도 부모님께 생활비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신규간호사는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소위 ‘malfunction'으로 불린다”며 “나아가 제값을 못하는 인력이니까 월급 30만원도 감지덕지하게 여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규간호사는 열악한 임금을 받으면서도 업무를 빨리 익히기 위해 더 긴 시간을 근무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가 처한 현실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의료서비스 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간호사의 30%가 입사 1년 내 이직하면서 간호인력 부족 및 숙련 간호사 부족 등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정부 보건의료정책 실행에서도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연대본부는 “병원의 자정작용에만 맡길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가 간호사 초임 삭감,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각종 초과근무 등 병원 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 전수조사할 것을 요구한다. 10월 23일까지 이 요구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신규간호사 교육은 총 9주이며 발령 전 5주, 발령 후 4주동안 진행되는데 발령 전 예비교육기간에 교육수당만을 지급해왔다”며 “교육생 신분으로 지도간호사의 간호업무 관찰 및 실습을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해 6월 노동조합에서 발령 전 교육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을 요구했는데 검토 결과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임금의 법적 소멸시효가 3년으로 2014년 6월 이후 대상자에게 지난 17일 문제가 된 예비 교육기간 임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노동조합과 병원 측 모두 신규 간호사 교육 발령 전 정식으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알면서도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일부 주장은 왜곡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