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간호사 자살 전남대병원, 노조와 갈등
'원칙 위반 인사 스트레스성 재해' vs '일방적 병원 책임으로 호도'
2016.06.22 06:50 댓글쓰기

지난 2005년 4명의 직원이 자살,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던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다시 간호사 자살 사건이 발생하자 병원과 노조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원칙을 위반한 인사와 힘든 근무 환경에 따른 ‘스트레스성 재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병원 측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배치전환 인사가 이뤄졌고 구체적인 사인(死因)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인 병원 책임으로 호도'해선 안 된다"며 반박했다.


21일 지역 의료계 및 경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구강외과 수술실에서 근무하던 A(47·여)간호사가 지난 19일 오후 1시경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간호사는 2012년 의료기관평가를 받을 때부터 우울증이 있었고, 최근 병원 측의 배치전환(근무 부서 변경) 추진에 힘들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3년 업무상 스트레스로 진단 받았던 우울증이 더 심해져 병가를 내고 지난 17일 복귀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편에게 “너무 힘들다”는 말을 남긴 채 이틀 뒤인 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대해 전남대병원노조는 소식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수술실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병원 측은 개인 질병으로 인한 우발적 사고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병원 측이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지만, 간호사의 자살은 명백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재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006년 4명의 병원 직원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특별근로감독을 받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인권과 근무환경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병원 측에 업무상 재해 인정,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병원은 “노조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사안별로 입장을 밝힌다. 이들이 주장하는 원칙 없는 배치전환, 일방적인 배치전환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간호사들에 전환내용을 전달, 일방적 배치전환을 위한 통보는 없었다는 것이다. 인사에 앞선 책임간호사 모임에선 이에 대한 동의를 얻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숨진 A간호사는 병원 치료를 받아온 지병이 있어 더욱 신경을 써 왔다”면서 “수차례 상담을 통해 의견을 청취했다. 남편과 면담을 갖는 등 수술실 팀장을 비롯해 간호부에서 많은 노력을 했었다”고 해명했다.


“수술실 내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는 간호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병원은 “간호부장은 노조부지부장과 전화를 통해 C-arm을 사용하는 과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의 건강을 위해서도 이동이 필요하며, 수술실 내에서 간호사들이 협의한 사항에 대해 존중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병원 관계자는 “A간호사의 사망 이유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병원 측 책임으로 호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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