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명칭 대립 중 의협과 동일 표기 한의사회
醫 '의도 다분, 명칭소송은 항소' vs 광주광역시韓 '의도 없어 곧바로 수정'
2015.07.06 20:00 댓글쓰기

한 시도한의사회가 국제대회에 마련된 진료실 내에서 대한의사협회(Korean Medical Association)와 같은 영문명칭을 사용했다가 곧 바로 삭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영문 명칭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며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신경전은 더욱 팽팽히 전개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의협 신현영 대변인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진행되는 선수촌 내 한의과 진료실 플래카드에 영문명칭이 ‘Korean medical association’으로 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신 대변인은 “의협과 영문명칭이 똑같다”며 “현재 한의협 영문명칭은 소송 중인 상황으로 매우 민감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변인은 “다행히 6일 오전 플래카드와 배너에 있는 영문을 모두 삭제한 것을 확인했다”면서 “실수로 담당이사가 작성, 한의사회장으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해당 한의사회는 명칭 문제가 제기되자 수정 조치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한의사회 송승연 홍보이사는 “인쇄를 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 곧 바로 수정 조치를 했다. 의도적이었다고 한다면 즉각 시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에 따르면 포토존 내부에 설치된 플래카드로 외국인 환자가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판단, 바로잡았다는 것이다.

 

송 이사는 “다만, 유니버시아드와 같은 국제적 행사에서 한의진료 등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가 우수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 이사는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제 9개 진료소 중 한의진료소가 선수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렇듯 사소한 부분에만 매달릴 것은 아니라고 본다. 거듭 말하지만 고의적이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비단 이것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영문명칭을 둘러싼 법적 다툼은 지금도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현재 의협은 영문명칭을 ‘Korean Medical Association’으로, 한의협은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을 사용하고 있다.

 

앞서 한의협은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을 사용하다가 2012년 7월경 ‘Oriental(동양)’을 삭제한 ‘The Association of Korean Medicine’으로 영문명칭을 변경했다.


그러자 의협은 ‘Korean Medical Association’과 혼동될 우려가 있다며 사용금지 소송을 냈다. 하지만 서울남부지법 민사11부(재판장 염기창)는 한의협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의협은 지난주 상임이사회에서 영문명칭 사용 금지 소송 패소에 따른 항소 제기 여부를 논의했고 그 결과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달 29일자로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유용상 위원장은 "답답하다.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항소할 방침"이라면서 "여전히 한의사들이 의사 코스프레를 시도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특히 영문명칭 사용과 관련해서는 “한의사와 의사를 구분하기 어려운 해외에서는 이를 혼동해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의학과 한의학 사이의 구분이 흐려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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