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도 경력 쌓으면 의사 되게 해달라'
조무사 폐지 복지부 개편안에 간호계 반발 거세
2013.02.17 20:43 댓글쓰기

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보건복지부 개편안을 두고 간호사들의 반발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 복지부는 개편안은 2018년까지 현재의 간호조무사 제도를 폐지하고 이들을 간호사와 일괄적인 체계로 관리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편안에 따르면 향후 간호인력은 간호사, 1급 실무간호인력, 2급 실무간호인력 3단계로 나뉘게 된다.

 

간호계가 반발하고 있는 가장 큰 쟁점은 1급, 2급 실무간호 인력들이 일정 경력을 갖추게 되면 간호사 시험 응시자격을 부여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간호협회와 전국 16개시·도 간호사회 및 10개 산하단체 회장단은 복지부에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전달한 상태다.

 

온라인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토론게시판에서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일원화에 반대합니다'란 10만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6시 현재 서명운동에 참여한 사람은 638명이다.

 

또한 개정안 발표 이후 보건복지부 자유게시판에도 현재까지 450개가 넘는 반대 글이 올라왔다.

 

먼저 현행 의료법상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를 간호사로 승격시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하는데 문제가 제기됐다.

 

작성자 김민영씨는 “전문 의료인이 하는 의료행위를 받고 싶다. 자격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의료행위를 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어떻게 간호조무사가 간호사가 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또 다른 작성자 현소이씨는 “돈 있는 국회의원들은 아프면 대학병원 갈 것이다. 결국 돈 없어 저렴한 병원에서 조무사에게 간호 받아야하는 국민들만 피해자다. 누굴 위한 법인가”라고 비판했다.

 

근본원인은 간호사와 조무사의 자격조건이 다르다는 데 있다. 현재 및 개정안에서 간호사는 대학 4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후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될 수 있다.

 

반면 개정안의 1급 실무간호 인력은 대학 2년의 교육과 실습을 받은 자, 2급 실무간호 인력은 고등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교육기관에서 소정을 교육을 마친 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작성자 최미경씨는 “대출받아 힘들게 대학 졸업하고 의료사고 나지 않게 항상 공부하며 일하고 있다. 반면 조무사는 비의료인으로 간호사와 별개다. 간호사가 되려면 정당하게 간호대학에서 국가고시치고 면허증 따야한다”고 반박했다.

 

극한 반발 속에서 "간호사도 경력 쌓으면 의사되게 해달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작성자 강설아씨는 “개정안의 논리라면 장의사 10년 하고 저승사자 되고, 버스 10년 운전하면 비행기 운전할 수 있겠다. 국민의 의료 질을 퇴행시키는 어처구니없는 법안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개편 방향에 대해 “교육과 경력에 따라 상위 간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를 설계했다고”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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