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앞두고 바빠진 보험심사 간호사들
'행정 업무 증가하고 중증환자 심사도 준비해야 하는 등 고민'
2012.04.05 20:00 댓글쓰기

보험심사간호사회(회장 이영)가 포괄수가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각 병원 보험심사 담당 간호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보험심사간호사회는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그 영역과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인식에 대해 “오히려 업무와 역할은 더 늘어났다”는 반응을 표했다.

 

보험심사간호사회 송지아 법제이사(서울아산병원)은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보험심사 간호사들의 업무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면서 “각종 행정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엔 현재보다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던 복합질환을 앓는 중증환자에 대한 심사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포괄수가제 모니터링 과정이 만만치 않다. 몇개월 전 기록까지 제출해야 하거나, 환자와 병원이 보관하고 있는 영수증까지 비교하는 경우도 있어 그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고위험군 환자는 전체의 5% 정도에 부과하지만, 이들에 대한 심사를 위해 각 병원 보험심사 간호사들이 해야 할 업무량은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얘기다.

 

송지아 법제이사는 “입원실과 진료실에서 어떤 치료가 행해지는지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도 환자가 약국에서 어떤 의료소모품을 구입했는지까지 챙겨야 할 상황”이라면서 “환자에게 불필요해 지급하지 않은 소모품을 환자가 직접 구입한 일로 병원이 무책임하다는 억울한 평가를 받는 일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보험심사간호사회는 표괄수가제의 도입이 정부 방침이라면 따라야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의료인으로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환자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포괄수가제의 낮은 융통성은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을 간과한 점이 없지 않다는 주장이다. 

 

보험심사간호사회 이영 회장(서울아산병원)은 “포괄수가제 도입으로 보험심사 간호사들의 업무량이 늘어나도 우리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이보다 환자들의 안전과 신속한 치료에 지장을 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나 검사가 있으면 이를 행하는 것은 병원의 의무”라면서 “그런데 포괄수가제의 획일적인 적용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가 늘어나 병원이 이들을 거부하기 시작하면 환자들은 어디로 가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에 대한 다각적인 고려 없이 1차 의원이 감당할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하면 할수록 손해만 보게 되는 포괄수가제라면, 급기야 병원들이 환자를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송지아 법제이사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 환자를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로 충분히 이익을 내며 경영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의무와 역할을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정책보다 환자의 안전과 현 의료전달체계를 충분히 반영한 방향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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