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서 환자와 소통하는 간호사들
2011.09.05 21:30 댓글쓰기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85병동은 만성적이고 투석 받는 환자들이 많아 힘들고 지칠 때가 종종 있지만 동료들이 옆에 있어 웃을 수 있어요. 우연찮게 찍은 사진에 동료들의 모습이 한 명 한 명 잘 나와 응모하게 됐습니다. 뜻밖의 수상 소식에 앞으로 더욱 단합할 수 있는 병동이 될 것 같아요."

전 씨(49ㆍ남) “청계천을 따라 걷는 중에 간호사진전 푯말을 보고 이곳을 찾게 됐습니다. 병원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니 병중에 있는 아버지가 생각이 나네요. 사진 속에 웃고 있는 간호사와 환자들로 인해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간호사들의 병원 생활을 고스란히 녹여낸 사진들이 청계천에 걸렸다.

5일 오후 청계천 광교갤러리에는 서울시간호사회에서 마련한 ‘2011년 간호사진전’이 개막, 많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열린 공간 덕분에 소통이 강조된 이번 사진전에는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오주희 간호사의 금상 수상작 ‘환자와 함께 춤을’을 비롯해 총 38점이 갤러리를 빼곡히 채웠다.

사진전에 참석한 오주희 간호사와 동료는 “사진을 함께 찍은 환자는 1년 정도 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분”이라면서 “기관삽관 등으로 말을 전혀 못하고 우울증상으로 물리치료마저 거부했었다. 직접 마사지를 시행하고 운동을 도왔더니 만족스런 미소를 보였다”고 회상했다.

오 간호사는 “1년 가까이 병원에서 함께 한 남다른 환자”라면서 “이번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많이 기뻐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환자와의 소통의지가 더욱 커졌단 생각”이라고 전했다.

뙤약볕을 피해 잠시 광교 밑으로 들어온 시민들 역시 간호사들이 직접 찍은 사진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감상했다.

환자와 담소를 나누는, 중환자실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환한 웃음을 짓는 간호사들의 병상일기에 대한 평도 줄을 이었다.

청계천이 두 번째 방문이라는 한 주부는 “지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짬이 나 들렀다. 간호사들의 사진 실력이 대단하다. 기분 좋게 하는 사진들”이라고 웃으면서 “곧 명절이 다가오는데 우연찮게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며 발길을 이어갔다.

또 다른 학생 관람객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왔다. 사진 앞에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면서 "간호사란 직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전했다.

올 해로 9번째를 맞은 서울시간호사회의 사신전은 자료 수집 차원에서 시작됐으며 간호의 의미를 되새기고 환자들과의 소통을 도모하고자 꾸준히 개최돼 왔다.

사진전은 10회를 맞게 될 내년 더욱 내실을 다져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간호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혜화역, 청계천 등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된 사진전을 통해 간호사와 환자,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내년엔 보다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8일까지 계속된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