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2011.05.13 12:00 댓글쓰기
한국 간호사가 근무 중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 "잠시만요"라는 말이 있다. 간호사 인력이 부족해 환자의 요구를 해결하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간호사의 인력부족 정도를 미국의 상황과 비교ㆍ분석한 발표가 있어 눈길을 끈다.

12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곽정숙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40회 국제 간호사의 날 기념- 한미 병원 현장과 간호사 업무, 노동조건 비교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사진]은 "한국에서는 어떤 간호사도 자신을 두고 백의의 천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간호사들은 자신을 '백의의 전사'라고 부른다"는 세간의 구전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간호사는 ▲부족한 인력 때문에 근무 시간당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50여 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열악한 노동조건 ▲밥 먹을 시간은 물론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연속 10시간 이상 환자를 담당해야 하는 살인적인 업무 스케쥴 ▲한 달에 7번에서 10번까지 밤 근무를 해야 하는 피곤함 ▲인력부족 때문에 순번 임신제까지 도입하는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의 사정은 한국과 다르다.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두 나라의 간호 업무 환경을 가장 극명하게 비교할 수 있는 사례로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을 꼽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토론회에서 1903년 미국 최초로 설립된 캘리포니아 간호사노조(CNA: California Nurses Association)가 공개한 간호사대 환자 비율을 한국의 병원과 비교해 발표했다. [표1 참고]

그 내용을 보면 간호사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 중환자실의 경우, 미국에서는 간호사 한 명이 환자 두 명을 담당하는 데 반해, 한국의 300병상 규모의 병원은 간호사 한 명이 무려 환자 18명을 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호사 등급에 가장 신경을 쓰는 20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형병원도 실제 간호사 한 명당 4명~5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환자의 생명이 오가는 응급실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은 미국 병원과 더 큰 차이가 난다. 미국 CNA가 밝힌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은 1:4. 그러나 한국 300병상 규모 병원의 응급실 간호사대 환자 비율의 체감 정도는 1:20이고 1000병상 규모의 병원은 1:30에 달한다. 2000병상 규모 병원은 1:3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을 낮추는 것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간호사대 환자 비율은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간호사 부족은 환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다"면서 "미국 연구조사 결과 간호사에게 환자 1명을 추가할 때마다 환자 사망률이 7% 증가하고, 반대로 환자 할당 숫자를 줄이면 감염도 줄고 입원기간도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소개했다.

이주호 전략기획단장은 보건복지부가 간호인력 확충과 간호서비스 제공체계 재정립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의료기관 기능재정립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복지부는 이 방안에서 인력부족 문제 해결방안을 적극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중소병원 간호사 인력부족의 근본원인인 무분별한 병원설립 및 병상 주축, 이윤중심의 병원경영, 권위적인 조직문화,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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