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합격증 포기하고 모교 중대로
2011.04.03 21:14 댓글쓰기
"국시원에서 전화왔을 때 수험번호 잘 못쓴 줄 알고 덜컥했어요. 근데 수석합격을 했다니 더욱 얼떨떨했죠. 부모님 뜻에 따라 간호대학을 갔기 때문에 정말 좋아하셨어요. 지금은 새내기라 정신없지만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제51회 간호사국가시험에서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은 박수영 간호사[사진]는 이처럼 소감을 전하면서 새내기 간호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중앙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박수영 간호사는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등 앉아서 공부만 하는 이른바 '범생이' 스타일은 아니었기에 수석합격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간호대는 사실 제 뜻도 아니었어요. 부모님 의견에 따라 간호학과를 갔죠. 대학에서 간호학을 공부하고 간호사가 된 지금 생각해보니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직업이라 저와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놀 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자' 주의가 국시에 큰 도움이 됐다며 후배들에게 조언 역시 아끼지 않았다.

"책상에 계속 앉아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평소 동아리나 봉사 등 외부활동을 하다가도 공부해야할 시기엔 집중했죠. 수업 때 공부한 것들을 쌓아놓고 보고 문제 풀이도 하며 준비했습니다. 균형을 잘 맞추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현재 중앙대병원 내과계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인 박 간호사는 사실 서울아산병원에 합격, 직원증을 받고 워크숍까지 다녀오는 등 진로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때 마침 중앙대에서 첫 간호국시 수석합격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중앙대병원 김성덕 원장은 격려차 그와의 만남을 자처했다.

이미 다른 병원으로 진로를 정했다는 얘기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은 김 원장은 그에게 병원 발전을 위해 모교에 남아달라고 설득, 그 후 마음을 달리했다.

"원장님께서 저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수석합격 소식을 듣고 '아, 모교로 갔었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말 좋은 기회를 준 원장님께 감사하죠. 모교병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중환자실을 원했던 박 간호사는 그 뜻을 막 이뤘지만 임상에서의 호된 공부 또한 막 시작한 새내기로 더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실습도 했지만 막상 임상에 뛰어드니 내던져진 기분이었습니다. 막막하기도 하구요. 공부할 것도 정말 많아요. 배려 깊은 중환자실 선생님들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 첫 환자가 무사히 병동으로 가는 것을 보고 정말 뿌듯했어요."

호기심이 많아 꿈도 많은 그는 즐거운 간호사를 꿈꾼다. 병원의 새 유망주로 떠오른 박수영 간호사는 전문간호사, 대학교수로서의 목표도 정해지지 않은 미래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앞으로 배워나갈 것이 많아요. 3교대도 아직 해보지 않아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해나가고 싶어요. 특히 환자들과 잘 소통할 수 있었으면 해요. 인간미 있는 간호사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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