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운영 첨단시스템도 한류(韓流) 붐
2010.12.30 02:41 댓글쓰기
[기획 3]최근 국내 의료기술이 급속도로 발전을 이룩하며 의술을 배우러 입국하는 외국인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한 국내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치료를 위해 외국인 환자들의 방한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사나 환자들의 국내 방문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형병원과 전문병원의 특화된 시스템도 활발한 수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자체 역시 의료시스템 교류에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최고 수준 IT와 결합된 첨단의료시스템
국내 IT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 같은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시스템과 접목, 종합정보와 토탈 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대형병원들은 이미 고유의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병원들 대부분은 전자의무기록(EMR), 처방전달시스템 등을 통한 실시간 의료현장정보 공유와 함께 고객관리시스템(CRM), 경영관리시스템(MIS), 의료장비연동(CDIS), 진료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의료포털, 그룹웨어 등 핵심 의료솔루션 구축과 통합작업을 완료했다.

표준진료지침(CP:Critical Pathway)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서비스를 표준화한 것과 진료의사결정지원시스템의 구축으로 진료의 편의성과 약제사용의 적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과 임상연구 관리시스템(CTMS) 구축으로 진료 결과를 임상연구에 활용하고 반대로 임상연구 결과를 진료에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

이 같은 결과물에 대해 대형병원 시스템 관리자들은 “높은 수준의 IT기술을 기반으로 병원마다 특화된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병원 내에 접목된 IT기술이 이러한 의료시스템을 가능하게 했다”고 극찬했다.

세브란스·서울대병원 시스템 수출 활발
단순한 의술 전파 수준이 아닌 병원 운영기법 등 산업성이 강한 의료시스템 수출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병원은 연세의료원과 서울대병원. 국내를 대표하는 병원들 가운데서도 손 꼽히는 이들의 시스템을 수입해 운영하려는 움직임은 해외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먼저 연세의료원에 제안된 의료시스템 공급에 대한 요청 중 가장 큰 규모는 중국 얀다 인터내셔널 호스피탈이 제안한 1만병상 규모 병원이다. 이와 별도로 의료원은 최근 중국 의흥시와 MOU를 체결하고 200~500병상 규모의 병원에 시스템 공급을 시작한다.

또한 미국 LA에 위치한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인수한 재미교포가 세브란스병원에 공동경영을 제안한 상태며 동남아와 이집트 등지의 병원에서도 의료원이 구축한 토탈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들어온 상태다.

의료원 이진우 홍보실장(정형외과)은 “이 같은 제안은 세브란스병원 만의 U-헬스, 종합 헬스케어 시스템이 정립되면서 최근 1~2년내 제안된 것”이라며 “하나의 새로운 의료산업 모델로 정착될 수 있도록 의료원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역시 활발한 의료시스템 수출을 펼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중국 연길중의병원의 첨단 건강검진센터 건립에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제공, 설립에 관한 자문과 교육을 시행키로 했다. 건립 후에는 의료진을 직접 파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건진센터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협력키로 연길중의병원 측과 얘기를 끝낸 상태다.

이번 협약은 중국 측이 강남건진센터를 통해 건강검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서울대병원의 시스템을 높게 평가, 공급을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서울대병원 만의 시스템이 국제적으로 인증받게 됐다는 반증이다.

서울대병원 정희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건강검진센터 운영 시스템을 수출하는 첫 사례로, 한국 의료시스템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병원 ‘특화 의료시스템’ 세계적 명성
국내 의료시스템이 대형병원들 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전문병원들 역시 대형병원 못지 않은 최고 수준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의료시스템을 해외 각국의 병원에 수출하며 의료기술 뿐만 아니라 저변의 높은 기술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병원 가운데 의료시스템 수출의 선두주자는 심장전문 세종병원과 척추전문 우리들병원. 이들 병원은 군소병원 임에도 각 질환에 특화된 의료시스템을 구축, 해외 시장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먼저 세종병원은 지난 9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시 대표병원인 ‘11병원’과 ‘시립임상센터’에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인 ‘아우누리’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의사를 초청, 의료시스템을 교육시킨 결과라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다.

세종병원에 앞서 우리들병원도 의료시스템을 수출한 바 있다. 이 병원은 지난 2008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무바달라사와 수도 아부다비에 개원한 ‘자예드 메디컬 센터’의 위탁경영 및 디지털병원 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으로 우리들병원은 2010년부터 10년간 약 3000만달러의 수익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시스템 수출, 의료산업화 일익 담당”
현재 의료시스템 수출에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연세의료원은 향후 이 분야가 의료산업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지금 세계 의료시장은 국경을 넘는 의료소비자들의 대 이동으로 국경없는 전쟁이 시작됐다”며 “이러한 시대를 맞아 세브란스병원 만의 헬스케어시스템 수출, 펀드레이징(기금 모금), 기업들에 대한 기술지원 등을 통한 수익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의료시스템은 이미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지 오래”라며 “의술에 의존한 환자유치도 중요하지만 시스템 수출은 의료산업화의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이철 의료원장의 판단 아래 연세의료원은 해외 각국에서 들어오는 의료시스템 수출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검토와 함께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의료시스템 수출로 실제적인 수익은 물론 부가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판단이다. 여러 가지 부과 효과 가운데 가장 기대가 큰 측면은 해외환자 유치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의료시스템 수출 자체로 큰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시스템 수출국에서 이미지 제고의 효과를 누리며 해외환자 유치에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정부도 보건의료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계적인 육성, 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및 연구의 주도적 시행을 검토하는 등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의료시스템 분야 역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수출길이 열리게 된 것도 이러한 활발한 수출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의료시스템 수출은 국내 의료기술은 물론 관련 기술까지 그 파급효과가 다양하다”며 “정부도 이 같은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해외 상황과 국내 의료시스템을 알리는데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겨울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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