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스토리 이어가는 개원가 원장 3인
2010.07.19 21:27 댓글쓰기
[기획 10 上]의료전달체계 붕괴 속에 개원가의 몰락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2015곳이 폐업신고를 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1800여 곳 이상이 문을 닫으며 높은 폐업신고 건수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전달체계란 테두리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개원가가 이미 생존경쟁을 넘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의료전달체계의 최전선에서 거대 골리앗인 3차 의료기관들과 소위 맞짱을 뜨고 있다. 대학병원을 넘보는 개원의들. 그들에게서 유명무실한 의료전달체계에서 허덕이는 1차의료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편집자주]

"남들이 하지 않는거 해야 살아남는다"
고운숨결내과 진성림 원장


의료전달체계는 먼 나라 남의 이야기인 듯 아랑곳 하지 않고 대학병원으로 자꾸만 발걸음을 옮기는 야속한 환자들. 그래서 한 여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여전히 좀처럼 냉각기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개원가. 2010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의료계의 모습이다. 이처럼 모두가 어렵다고 할 때 고운숨결내과는 살 만하다, 아니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외친다.

“대학병원에 환자가 몰린다고요? 오히려 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개원가로, 고운숨결내과로 발걸음을 다시 옮겨올 기회가 되겠네요.”

지난 2001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인근에서 진성림내과로 출발한 고운숨결내과는 2006년 덩치를 키우고 호흡기 전문병원으로 당당히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진성림 원장은 “내과 전문의로서 특화 영역을 찾는 것이 여간 쉽지 않았다”며 “호흡기 분야를 세부 전공으로 삼았던 경험을 살려 폐암 조기 검진이 가능한 기관지 내시경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폐암의 위중함에 견줘 조기 검진의 중요성도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환자들이 결국 기다리다 지치는 불편을 생각한다면 기관지 내시경이야말로 내과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의 블루오션 중 하나라고 믿었던 것이다.

“초기에는 주변에서 다들 말리기 일쑤였습니다. 개원가에서 폐암 조기 진단을 한다고 해도 환자들이 찾아 줄지도 걱정이었지만, 시술 자체의 위험도 크고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2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온 고운숨결내과는 현재 직원 12명을 둘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특히 고운숨결내과에서 실시하는 흉부 방사선 사진, 객담세포검사, CT, 기관지 내시경 등의 과정이 포함된 정기검진에다 특정 주파수의 레이저 광선을 조직에 비추는 형광기관지 내시경까지 병행하면 발견이 쉽지 않은 폐 안쪽의 종양과 초기의 폐암도 진단할 수 있다. 모두 대학병원에서나 볼법한 장비들로 으레 대학병원에만 가야 가능한 검사라고 여겼던 부분들이다.

진 원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개원의들, 그 가운데서 내과에서 일반적인 진료를 한다면 발전은 커녕 살아남는 문제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과감한 투자만이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덕분에 그를 찾는 환자들은 날로 늘고 있다고 한다. 폐암 조기 검사를 위해 대학병원에 가면 외래 예약에서부터 입원까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주가량 걸려야 받아 볼 수 있는 검사 결과를 이곳에서는 길어야 하루면 모두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호흡기 내시경 검사를 예약했던 환자들도 소문을 듣고선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진 원장에 따르면, 고운숨결내과는 기관지 내시경 건수만 한 달 평균 120~140건을 소화해내고 있으며 이곳을 찾는 외래 환자도 하루 평균 150여 명 안팎에 이른다.

진 원장은 “대학병원과의 가장 큰 차이는 친절함과 신속함”이라며 “대학병원 수준의 검사에 개원가의 장점을 더하니 누구보다 환자들이 만족하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호흡기내과 전문의로서 대학에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자부심은 덤이다.

여기에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진 원장은 덧붙였다. 그는 “환자들의 만족도를 유지하려면 내부 고객, 즉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나 코디네이터들과 함께 공부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대우도 언제나 최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너져버린 의료전달체계 속에서도 살아남는 비법, 진 원장의 설명대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하는 것은 아니란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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