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스토리 이어가는 개원가 원장 3인
2010.07.20 22:00 댓글쓰기
[기획 10 下]"전문성 갖추는 것만이 살길"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The First, The best’서울 강남구 청남동에 위치한 소리이비인후과 외래 접수대 오른편에 붙은 문구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귀 전문병원을 표방하며 2002년 출범한 소리이비인후과는 이 분야에 있어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대학병원의 아성마저 넘나들며 의료전달체계 붕괴란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대학병원과도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으려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바로 전문성입니다. 전문의 홍수 시대에서 일반의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면 결국 경쟁에서 뒤처지게 마련입니다. 전문의들은 전문의답게 자신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개원가의 생존전략을 묻는 데일리메디의 질문에 “전문성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이 같이 답했다. 화려함과 편리함을 갖춘 대형병원들의 겉모습에 환자들의 발걸음을 이어지는 것을 막지는 못하겠지만, 개원가만의 전략으로 승부를 건다면 결코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오히려 그는 대학병원과의 질적 승부에 있어서도 개원가의 경쟁력이 앞선다고까지 했다.

박 원장은 “대학병원이 덩치가 크긴 하지만 환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전체 시설의 1%도 되지 않는다”며 “결국 환자들이 이용하는 일부 시설을 국한시켜봤을 때 개원가의 그것과 다를 게 뭐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신 그는 인터뷰 첫 시작 때와 마찬가지로 1차 의료기관으로서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신이 세운 소리이비인후과의 현재란다.

소리이비인후과는 다른 이비인후과 개원의들과는 달리 오로지 귀에만 승부를 걸고 있다. 아주대학교 교수에서 더 많은 환자를 보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개원가로 나왔다는 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난청전문가다.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형 난청 유전자를 발견, 이를 치료에 적용할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덕에 그를 찾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리이비인후과에서는 이러한 질적 토대를 바탕으로 개원가에서 쉽사리 엄두를 내기 힘든 인공와우이식술도 이뤄지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 2002년 개원가로 나와 첫 시술을 한 이래 지금까지 400여 건의 수술을 진행했다”며 “오랜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시설만 갖추면 개원가도 대학병원을 앞서갈 수 있는 영역이 반드시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대병원이 1988년 인공와우 이식술을 처음으로 시행한 이래 1000례를 돌파한 것에 비춰봤을 때 경이적인 기록이다.

소리이비인후과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바로 중이염과 어지럼증, 그리고 이명 치료다. 이미 1만례를 돌파한 중이염 수술 건수는 대학병원의 역할이라 믿었던 수술위주 진료를 개원가안에서도 끌어안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소리이비인후과는 인하대 의대 교수였던 이호기 원장을 주축으로 이명 치료도 명성을 얻으면서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분야에서 가장 진단이 어렵다는 어지럼증과 관련, 소리이빈후과는 연세대 교수였던 이호기 원장이 미국 UCLA 평형기능연구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전문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 그래도 어려움은 여전히 남았다. 과거 3차 의료기관인 대학에 있을 때와 지금은 사정이 180도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지금까지 얻은 경험을 토대로 주변의 동료에게 나눠주는 일에 적극적이다. 자신이 대학에 있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개원가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을 주제로 지난 2003년부터 개원의를 위한 임상 오픈 세미나를 매년 열고 있다.
박 원장은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고 해도 결국 환자의 선택의 얼마만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결국 현재의 의료전달체계 붕괴는 전문의들의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제도적 실패에서 오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실력을 갖춘다면 미래는 열려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흉내 낼 수 없는 장점 갖춰야" 세란안과 이영기 원장

지난 2009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세란안과는 보건산업최고경영자회의가 주최하는 ‘대한민국보건산업대상’에서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에서 후원하는 글로벌 의료마케팅 대상 백내장·녹내장부문 1위, 보건산업 대표브랜드 의료서비스부문에서 안과로는 유일하게 선정되는 등 개원가로서는 독보적 위치를 구축했다. 이러한 성과는 2010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란안과는 그 자체로는 규모가 작다고 할 수 있지만, 대학병원과 같은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로 재직할 당시 쓰던 장비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와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치료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지난 2001년 개원한 세란안과는 백내장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명의로 손꼽히던 세브란스병원 임승정 교수와 같은 병원 이영기 교수가 힘을 합쳐 만든 곳이다.

세란안과 이영기 원장은 “지금은 백내장이나 라식도 개원가에서 흔히 하는 수술로 자리 잡았지만 개원 당시인 2000년만 해도 대학병원을 찾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대학에서 수술을 하면서 이 정도라면 개원가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지만 당시엔 모든 사람들이 만류했다고 이 원장은 회고했다. 교수로서, 안과전문의서의 장밋빛 미래를 뒤로하고 의약분업으로 험난한 파고를 넘나들던 개원가로 나선다는 게, 주위에선 무모한 도전쯤으로 여겼던 탓이다. 실제로 개원 초기에는 교수였던 자신에게서 진료 받은 환자가 대학병원 레지던트에게서 확진 판정을 받는 웃지 못 할 일들도 비일비재했다.

자존심 상했어도 그는 확실한 실력을 바탕으로 대학병원 못지않은 시설과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면 승산이 반드시 있다고 자신했단다.

이 원장은 “안질환을 기본적으로 보기야 하겠지만 수술 위주의 전문병원 형태로 가면 어떻겠냐는 생각에 그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개원을 진행했다”며 “안과 전문의로서 보다 특화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게 오늘의 세란안과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안과 특성상 장비에 신경을 많이 쏟아 부은 그는 최신 기기를 들여오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기기 발전이 개원가의 미래와도 곧 직결된다는 신념도 가지고 있다.

이 원장은 “과거 피부과 레이저치료를 받으려면 장비가 워낙 비싸 간단한 시술이라도 대학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었지만 요즘 사정이 다르지 않냐”며 “기기 대중화로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던 것이 개원가에서도 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전했다.

세라안과는 일부 대학병원에만 사용하고 있는 에어샤워시스템, 안구CT촬영기, 실링 타입 현미경 등 고가의 최첨단 수술 장비들을 갖춰놓고 환자들을 진료, 대학병원을 갔던 환자들도 되레 발길을 되돌릴 정도란다.

이 원장은 세란안과를 수술전문 병원으로, 1차 의료기관 대신 1차와 2차의 중간, 즉 1.5차 의료기관이라고 소개했다. 임승정 원장이 백내장과 녹내장을 맡으면, 이 원장은 라식을 맡아 한 해 평균 3000~3500건의 수술이 세란안과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이미 붕괴된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개원가의 미래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대답은 원론적 수준에서 이뤄졌지만, 그것만한 해법도 없다고 이 원장은 확신했다.

“대학병원을 이기는 개원가 장점은 바로 진료의 수월성에 있다고 봅니다. 환자가 계속 밀리는 요즘도 굳이 더 많은 환자를 보기 위해 예약을 무리하게 늘려 잡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3분 진료로 대표되는 대학병원에서의 불편함을 개원가에서도 재현하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허허”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