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100년 맞는 지방의료원들 흥망성쇠
2010.10.04 21:25 댓글쓰기
경기도의료원, 충청남도 공주의료원과 경상남도 진주의료원이 올해로 개원 100주년을 맞았다.

1909년 반포된 ‘자혜의원관제’를 기반으로 1910년 9월 각각 수원자혜의원, 공주자혜의원, 진주자혜의원으로 출발한 이들 기관은 100년 동안 ‘자혜로운 마음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준다’는 사명을 품고 공공기관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동안 민간병원의 빠른 발전, 대형 대학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 노후화된 장비, 만성 적자 기관이라는 비난 등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어려움을 겪기도 한 지방 공공의료원들은 각자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의료원은 올해 100년을 맞아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하는 건강증진병원 가입에 성공했다.

도의료원은 WHO 건강증진병원 가입에 따라 치료중심이 아닌 예방중심 체제로 보건의료 방향을 재설정해 건강향상과 의료비 절감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입장이다.

조준필 경기도의료원장은 최근 “건강증진 병원 육성에 힘써 지역주민에게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건강에 관한 관심을 높여 예방에 앞장설 것”이라며 건강에 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의료 패러다임 변화와 더불어 경기도의료원은 2014년까지 현재 6개병원 900여 병상 규모를 2000병상까지 확대, 도민들에게 보다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경기도의료원 수원, 안산, 파주, 포천병원은 올해 공공보건의료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이름을 올렸으며 이천, 의정부 병원도 우수 평가를 받았다.

경기도의료원 관계자는 “900개 병상에 머물고 있는 병상을 2000병상까지 확대하고 수준 높은 의료진을 보충하면 과거보다 훨씬 좋은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각 병원별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다가오는 100년 도민의 건강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100년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충남 공주의료원…관절 특화수술로 지역사회 기여

충남 중부권의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인 공주의료원은 무릎 인공관절치환술 사업을 앞세워 지역 주민에게 더 다가가는 100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2005년부터 치료비 전액을 정부와 의료원이 부담하는 무릎 인공관절치환술 지원 사업을 추진해 지난 8월말 기준으로 2300례를 성공적으로 시술했으며 지역 노인 환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개원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는 당뇨병이 의심되는 공주시민을 대상으로 종합검진을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공주의료원은 2014년 완공 목표로 300병상 규모의 병원건물 신축을 준비하고 있다.

의료원은 새로 들어서는 병원 건물에 심장혈관센터, 척추ㆍ관절센터, 노인의료센터 등 첨단 시설을 갖춘 특성화 센터를 설치해 낙후됐던 시설들을 보완하고 병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또 공공의료 확대 차원에서 원격진료를 추진하고 대상별 맞춤 진료를 제공해 충남 중부권 유일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계획이다.

공주의료원 측은 “지금까지 환자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지만 낙후된 시설로 인해 보다 좋은 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 “새로 들어서는 신축 건물을 적극 활용해 공공의료기관, 지방의료원은 서비스와 의료수준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환자들이 버릴 수 있도록 노력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환자들 위해 버스 노선 변경까지 추진

진주의료원도 이미 지난 2008년 신축 병동으로 이전을 마치고 최신식 의료장비를 갖추는 등 다가오는 100년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시설 노후화로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008년 최신 장비를 갖춘 신축 의료원으로 이전해 진료를 시작했다.

의료원은 노인들에 대한 공공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추가로 80병상 규모의 노인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1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호스피스병동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은 의료원 신축이전으로 불편해진 환자들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시내 주요 버스 회사들과 노선변경에 대한 협의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진주의료원 관계자는 “진주의료원은 2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서부경남지역 최고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지난 100년간 지역민을 위한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역할 한 만큼 앞으로도 보호자 없는 병원 사업 등 공공사업에 역점을 두고 지역민에게 다가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낙후된 시설과 의료수준, 만성 적자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의료원들은 최근 ‘공공의료의 비전 2020’을 수립해 체제를 정비하고 향후 시행될 의료기관 인증제 등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다.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 및 사업 수행으로 의료 질을 높이고 환자 만족도를 향상시켜 공공병원만의 특성을 살리자는 것이 ‘공공의료의 비전 2020'의 목표다.

“옛 100년을 계승해 설립취지를 이어가는 새로운 100년을 맞이하고 지역거점 공공기관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 경기, 공주, 진주 의료원.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이 이들 의료원에 필요한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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