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이미지 먹칠한 드림파마
2010.05.24 21:55 댓글쓰기
[기획 上]'Trust(신뢰), Respect(존경), Innovation(혁신)'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워 온 한화그룹. 하지만 최근 그룹 계열 제약사가 이런 경영이념과는 상반된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되면서 언론과 의료·제약계 등에 회자되고 있다. 더욱이 불법 리베이트 액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다는 측면에서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드림파마가 제약계 사상 최대의 리베이트를 뿌린 사실이 검찰에 적발, 그룹의 도덕성에 악 영향을 입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시기적으로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 등과 맞물려 의사들의 감정이 격앙돼 불똥이 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봤다.[편집자주]

다시 상승하는 그룹 이미지에 타격

한화그룹은 천안함 사태 이후 최근 김승연 회장이 희생자 가족들을 그룹 채용에 최우선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런 결정이 알려지면서 지난 2007년 청계산 폭행사건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복원하는 효과를 봤다.

한화는 유가족 중 사망자의 직계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1명씩을 채용하되 사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으면 형제, 자매까지 채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결정은 김승연 회장이 해외 인재채용 설명회를 마치고 귀국, 천안함 사태를 접하고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그룹으로서 유가족에게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고 제안해서 이뤄진 것으로 그룹 이미지 제고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실제로 인터넷 등에서는 한화 그룹의 결정에 "신선하다. 대단하다" 는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어렵게 쌓아올린 한화의 이미지는 제약부문 계열사인 드림파마로 인해 적잖은 손상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회사의 리베이트 규모가 800억원을 넘는 국내 제약분야 사상 최대 액수라는 점에서 그룹에 미칠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드림파마는 현재 비상장 회사로 한화케미칼(한화석유화학)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제약부문 매출은 약 1234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 약 33조2000억원에 대비 0.37%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미미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작은 계열사의 과오라 하더라도 그룹 이미지 실추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게 대기업의 운명.

대구지검은 최근 최근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이 회사 전 대표 조 모씨와 경영지원본부장 최 모씨를 비롯해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드림파마는 전국의 병원, 약국, 보건소 등 1만6000여 곳에 리베이트 814억원을 제공한 혐의와 함께 법인세 111억원을 포탈한 이중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화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서 부도덕한 사건에 또 다시 연루됐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드림파마의 리베이트 사건을 주시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직접적인 대응 방안 등은 강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드림파마 리베이트 적발 내용은 당연히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까지 수사 결과가 완전하게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영업사원 제보로 방송 보도·복지부 조사 등 이어져

드림파마의 814억원 리베이트 사건은 지난해 퇴직한 영업사원이 방송을 통해 개인자료로 가지고 있던 관련 문건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6월 KBS 뉴스라인은 퇴직한 영업사원의 리베이트 문건 폭로를 통해 대구·경북지역에서만 한해 36억원 이상의 리베이트가 제공된 사실을 방영했다.

당시 KBS는 "대기업 계열의 D제약사 내부문건을 공개, 전체 매출 대비 리베이트 비율이 무려 2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퇴사한 영업사원은 "한달에 의사에게 100만원씩 드려야 한다면 1년치 1200만원 먼저 주고 의사는 1년 동안 우리 약을 처방한다"고 선지급 형태의 리베이트 관행을 증언했다.

KBS에 보도된 D사에 대해 당시 복지부는 사안을 인지, 조사에 들어간 후 사실로 판명되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검찰 수사를 통해 이번 최대 규모의 리베이트 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앞서 KBS 소비자고발은 '위험한 다이어트, 살 빼는 약의 유혹'을 통해 비만치료제의 무분별한 처방과 복용에 대해 조명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의료기관 10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만치료제 '푸링'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품은 드림파마의 주력 품목 중 하나다.

이는 결국 드림파마 비만치료제 매출 증가와 맞물리면서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된 의혹을 키웠다. 이 같은 잇단 불법 리베이트 제공 연루로 회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드림파마 관계자는 "최근 회사 분위기가 완전히 침울 그 자체"라며 "직원들끼리 하는 얘기지만 경영진에서 회사 자체를 정리할 수도 있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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