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통과와 한화그룹
2010.05.25 21:57 댓글쓰기
[기획 下]'Trust(신뢰), Respect(존경), Innovation(혁신)'을 경영이념으로 내세워 온 한화그룹. 하지만 최근 그룹 계열 제약사가 이런 경영이념과는 상반된 불법 리베이트에 연루되면서 언론과 의료·제약계 등에 회자되고 있다. 더욱이 불법 리베이트 액수가 예상을 뛰어넘는 다는 측면에서 시선이 매우 곱지 않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드림파마가 제약계 사상 최대의 리베이트를 뿌린 사실이 검찰에 적발, 그룹의 도덕성에 악 영향을 입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시기적으로 리베이트 쌍벌제 통과 등과 맞물려 의사들의 감정이 격앙돼 불똥이 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짚어봤다.[편집자주]

최근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시밀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3만6005㎡ 부지에 생산공장을 건립, 오는 2018년까지 총 2055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제약 계열사인 드림파마의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적발되면서 그룹의 중장기 사업안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리베이트 관련 쌍벌제 통과로 인한 영업사원 출입과 맞물려 의료계에서 드림파마도 퇴출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쌍벌제 도입 확정 이후 개원가를 중심으로 일부 제약사들이 5적(敵), 7적(敵) 파문에 휩싸이며 처방 감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었지만 회사는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표적이 되면서 구체화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일부 지역의사회만 영업사원 출입금지 조치에 동참했는데 이후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가 2·3차 병원의 협조를 요청키로 결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져 제약계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한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쌍벌제 통과로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었고 이미 검찰수사에서 대규모 리베이트가 적발된 D사는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견은 "D사로 인해 의료기관에 대한 수사도 진행된다고 들었다"며 "괜한 불똥이 우리들한테까지 튀게 생겼는데 앞으로 이 회사 영업사원에 대해 조심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상에서만 떠도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는 "원장이 예전에는 드림파마 영업사원과 친하게 지냈지만 최근 들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리베이트다 뭐다 하면서 시끄러워지니 이에 연루되기 싫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북에 위치한 C클리닉 원장은 “드림파마 영업사원들과 그동안 친하게 지내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도매급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아무래도 예전처럼 편하게 지내지만은 못하지 않겠냐”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제약계 반응도 비슷하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근래 의사들이 쌍벌제 통과 이후 제약사 영업사원을 출입금지 시키는 등 불편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리베이트 적발로 더욱 혼란스러워졌다"며 "드림파마의 경우 리베이트 규모가 워낙에 크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여름철을 앞두고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회사로서는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노출 등을 위해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 비만치료제 특성 상 6월에서 8월까지가 최대 성수기인데 리베이트 파문과 쌍벌제 여파가 거세기 때문에 돌파구를 찾기가 수월치 않아 보인다.

개원가에서는 "예전과 달리 이젠 좋은 약 놔두고 리베이트와 연루된 약을 처방하게 되면 괜히 골치아파진다"는 반응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실정이다.

대규모 바이오시밀러 투자와 성공 전망

한화그룹은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상업적 생산을 위해 충북 청원군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3만6005㎡ 부지에 생산공장 건설을 착수한 바 있으며 오는 2018년까지 총2055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화케미칼과 드림파마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HD203'에 대해 올해 안으로 국내 임상 1상 시험을 끝내고 해외 파트너를 통해 다국가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리지널 제품과 동등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보한 후 2012년 말 국내 허가와 판매를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드림파마의 사상 최대 리베이트 적발로 제약분야에 있어서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후죽순격으로 바이오시밀러 열풍이 불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규모에서도 한화보다 훨씬 큰 삼성까지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신수종사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런 상황에서 리베이트 사건으로 도덕성이 담보되지 않은 한화와 드림파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제품력을 인정받는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여기에 의료계에 깔려있는 부정적 이미지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시밀러에 뛰어든 제약사와 대기업이 한둘이 아니다”며 “어차피 바이오시밀러 역시 제네릭 개념으로 이해가 되기 때문에 굳이 한화 제품을 선택하는 의사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물론 한화가 다른 제약사들에 앞서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진행 과정과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계 분위기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