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만 걸려도 대학병원 직행
2010.07.12 22:22 댓글쓰기
[기획 4]감기만 걸려도 대학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종합병원만 선호하는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보건 당국은 의료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경미한 환자들은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을 거쳐 2차 종합병원이상의 요양기관을 가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은 결막염이나 고혈압, 급성호흡기감염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나 경증질환에도 종합병원을 선호하고 있어 의료불균형은 물론,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된 진료비와 내역을 분석해본 결과 붕괴된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 3차 감기진료비 1523억… 5년 새 78% ↑

먼저 감기환자(급성호흡기감염증) 진료비만 따로 떼어 분석해 보면 2005년 상급종합병원의 총 진료비는 855억79만원에서 2009년 1523억691만원으로 증가했다. 5년 새 78%(668억원)가 늘어난 것이다.

종합병원의 경우 2005년 1755억7367만원에서 2009년 90.68%가 상승한 3347억9253만원이다.

병원급 역시 2005년 833억8392만원에서 2009년 2450억6685만원으로 무려 193.9%가 증가했다.

반면 의원급은 2005년 1조1821억6885만원에서 2009년 1조4777억2871만원으로 25%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신종인플루엔자로 인해 종합병원 이상에 곧바로 갈 수 있게 한 특수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병원급 이상을 선호하는 경향은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한 해 결막염과 고협압, 급성호흡기감염증, 당뇨병등 경증·만성질환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한 횟수는 총 268만7442건으로 진료비는 2807억7018만원이었다. 이는 2005년 209만1744건 보다 28% 늘어났으며, 진료비 역시 5년 새 815억9777만원이 증가했다.

감기환자의 경우 의원급 평균 진료비는 1만1516원이고 상급종합병원은 평균 5만4355원이다. 이중 본인부담금은 각각 3246원과 3만4825원으로 상급병원에서 발생하는 진료비의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종합병원 쏠림현상으로 건보재정 악화는 물론, 의원급의 경영난을 부채질해 의료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위원은 “종합병원을 굳이 갈 필요가 없는 감기환자나 당뇨 등 만성 질환자들이 대거 종합병원으로 쏠리면서 의원들 경영은 악화되고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며 “동네 의원이 무너지면 국민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거리는 그만큼 멀어지는 등 의료전달체계 자체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료전달체계 붕괴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동일질병에 대한 의료행위가 의원이냐 혹은 병원이냐에 따라 비용이 크게 몇 배까지 차이가 나지만 의료소비자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어 환자가 지불해야 하는 의료비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다. 이로인해 의료 질이 높다고 생각하는 3차 기관의 이용이 늘어 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안기고 있는 실정이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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