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의대, 답(答) 내리겠다'
2009.12.30 21:51 댓글쓰기
[기획 7]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과 의과대학 제도에 대한 최종 정책방향 결정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원지원과 신재식 과장을 최근 정부종합청사에서 만났다.

대학원지원과는 의·치·한의학 전문대학원 교육에 대한 기본정책을 수립하고, 제도개선 및 운영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의전원 완전전환이냐, 의대 복귀냐는 선택을 두고 신재식 과장은 “정부의 기본방침이 의전원 체제를 정착시키는 것이 때문에, 교과부로서는 의전원 체제를 버리기 어렵다”는 기본입장을 밝혔다.

교과부가 이처럼 의전원제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 나라의 우수인재가 너무 다 의대로만 간다는 건 문제가 있다. 특히 고등학교 졸업 후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의대부터 지방의대까지 먼저 지원한 후 나머지 학생들만이 다른 학과를 간다는 건 국가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의학계열 말고 다른 분야에도 최우수 인재가 몰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신재식 과장은 “지금까지는 최우수 학생이 진로를 의대로 결정할 때, 부모의 결정이 컸지만 의전원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충분히 적성에 대해 고민하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의전원제가 당초 도입취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설령 의·치전원 졸업생들이 기초의학자로 남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공계적 지식을 갖고 다양하고 심도 있는 연구를 한다면 충분히 발전적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피력했다.

신 과장은 “의료계에선 의전원제 효과에 비판적이지만, 아직 서울대·연대·고대 등 주요의대에서 의전원제를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성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평가가 쉽지 않다는 의견은 이번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는 문제다. 도입 5년간의 부족한 지표로 실질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신 과장은 그러나 “현 시점에서 평가를 내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중간평가 성격일 수도, 최종평가가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물론 의대 체제를 옹호하는 의료계 의견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신 과장은 “의대 교수들에 따르면, 의전원 학생이 의대 학생에 비해 특별히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예전 의대처럼 아주 뛰어난 학생이 오는 건 아니니까 반대한다고 들었다”며 의전원과 의대 학생간 태도 차이에 대해 언급했다.

의전원 학생들은 빠릿빠릿한 의대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다보니 말도 잘 안 듣고 자기주장이 강해서 교수들의 불만이 높다는 이야기였다.

신재식 과장은 “이와 반대로 몇몇 의대 교수들은 의대에 그렇게까지 최우수 인재가 몰릴 필요가 없다며 상위 5~10% 수준의 학생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전하더라”고 소개했다.

교과부는 의대와 의전원이 가진 각각의 장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신 과장은 이 사안에 대해 교과부가 “다양한 대안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어떤 학제를 선택할지 결정권을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이 많은데, 이 문제도 교과부가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어떠한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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