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속진료 허용' 의료 패러다임 바뀔까
2010.01.01 22:17 댓글쓰기
[신년기획 상]올해부터는 의료인의 타 의료기관 비전속 진료가 가능하게 된다. 현행 의료법에서 의료인은 자신이 개설하거나 소속된 의료기관내에서만 의료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의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방 중소병원의 부담을 줄이는 등 의료 자원이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유명의만 찾는 쏠림으로 의료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가중시키고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메디가 새로운 진료환경을 맞이하게 된 의료계의 변화모습을 그려보고 이에 따른 문제와 그 해결 방안을 3회에 걸쳐 모색했다.[편집자주]

앞으로 한 명의 의사가 여러 의료기관에서 아무런 조건 없이 의료행위를 하고 건강보험 청구도 할 수 있게 된다. 또 일주일에 4일, 32시간만 근무하면 해당 의료기관의 공식 의사 정원으로 산정된다.

의료법 유권해석을 새롭게 마련, 최근 공표한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한 명의 의사가 2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진료행위를 하고 국민건강보험 급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게 된다.

이는 복지부가 지난달 19일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위원회·관계장관합동회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건의료분야 규제개혁과제 41건을 보고한데 이은 후속 조치다.

현재 한 곳의 의료기관에 속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의료법상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급여청구를 할 수 없다.

이처럼 복수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사도 일정 조건을 갖추면 근무지 의료기관의 정식 의사 정원에도 산정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으로 주당 4일 이상, 32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해당 의료기관의 의사 정원 1인으로 정식 포함될 수 있다. 진료과목 등 다른 제한사항은 전혀 없다.

복지부 의료자원과 관계자는 “의사가 급여청구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심평원에 등록이 돼있어야 한다”며 “따라서 어느 의료기관에도 속하지 않는 의사를 뜻하는 '프리랜서 의사'라는 표현은 옳지 않으며 '의료인의 복수 의료기관 근무 허용'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1의사 1병원’이란 원칙을 과감히 타파한다는 방침에 따라 우선 서울 대형병원의 외과 의사가 지방 의원을 오가며 수술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명한 의사들에게 진료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던 지방의 환자들에게 의사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말 그대로 지방에서도 서울의 명의(名醫)를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하고는 7개 지방병원 대부분이 환자감소로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경우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서울의 유명 의료진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병원들도 서울의 대표원장이 지방 병원에 가서 운영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국내 대형의료기관들이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개원가는 벌써부터 제도 변화에 대비,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진료과별 협력 관계를 맺는다든지, 네트워크로의 전환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실제로 한 치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네트워크 관계자는 "사업본부에서 비전속 진료제도와 관련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자세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지만, 치과쪽 특정 질환을 콘셉트로 하는 움직임을 구상 중에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네트워크병원은 유명 성형외과와 협력의료기관을 추진,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던 미용성형 수술 분야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네트워크 측은 상호협력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내원 환자 중 안면윤곽술, 코성형 등 성형수술을 요구할 경우 협력관계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에게 수술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개원의들 중에서는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 눈미백시술로 잘 알려진 한 안과의원은 최근 의사 프리랜서제가 허용될 것에 대비 벌써 체제변화를 진행 중이다.

이 안과는 전국적 네트워크 병원 체제로의 출범을 선언, 최근 설명회를 갖고 네트워크 병원을 모집중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눈미백시술’, ‘프리미엄 인공수정체 백내장 수술’ 등을 축적해온 특화된 술기를 네트워크 병원에 직접 전수,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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