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대학총장, 그들을 말하다
2009.07.17 03:21 댓글쓰기



최근 계명대학교 전재규 명예교수가 대신대학교 신임 총장에 취임하면서 의사 출신 대학총장들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마취통증의학의 대가인 전재규 교수는 미국 템플대학교 조교수를 거쳐 계명대 동산병원 마취과장, 계명의대 학장 등을 역임하며 지도력을 쌓아 왔다.

전 교수는 은퇴 후 계명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재직하던 중 학교법인 대구신학원의 제안을 받아 대신대학교 제5대 총장에 선임됐다.

의사 출신으로 교육 총수 자리에 오른 인물은 전재규 교수 외에도 10여 명에 달한다.

우선 지도력과 행정력을 인정받아 선출된 인물로는 작년 2월 새롭게 취임한 연세대학교 김한중 총장이 대표적이다.

김 총장은 의대를 졸업했지만 임상의사 대신 보건행정가의 길을 택했다.

모교인 연세대와 서울대에서 각각 보건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보건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귀국, 연세대 보건대학원장을 거쳐 총장에 까지 올랐다.

성균관대학교 서정돈 총장 역시 지도력을 인정받은 의사 출신 총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및 서울의대 부학장까지 역임하며 입지를 넓히던 서정돈 총장은 삼성서울병원 개원과 함께 돌연 자리를 옮겨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 총장은 이후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소장, 성균관의대 학장을 거쳐 지난 2003년 성균관대학교 총장에 올랐고 7년째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김인세 총장 역시 서정돈 총장과 비슷한 시기에 총장에 올라 현재까지 부산대를 이끌고 있다.

이 외에 조선대 전호종 총장과 경상대 하우송 총장 등도 의사 출신 총장 대열에 가세하며 특유의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설립자 집안의 편견을 깨다

학교법인 설립자의 자녀이면서 의사 출신인 총장들도 적잖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을지대학교를 포함한 을지재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준영 총장. 박 총장은 56년 서울 을지로에 개설한 산부인과 병원을 모태로 한 을지재단의 설립자 박영하 박사의 차남이다.

93년 부친의 뒤를 이어 학교법인 을지학원과 서울 을지병원 이사장을 맡았다. 2006년 대전 을지의과대와 전문대인 서울보건대를 4년제 대학인 을지대로 통합하고 총장에 취임했다.

현재는 을지대 총장뿐만 아니라 을지재단 이사장으로서 강남을지병원, 경기도 분원 등 굵직한 사업까지 진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까지 순천향대학교를 이끌었던 서교일 총장 역시 의사이면서 2세 총장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서 前 총장은 순천향대 설립자인 故 향설(鄕雪) 서석조 박사의 장남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한 뒤 42세의 나이로 종합대학 총장에 취임해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그가 처음 취임할 당시에는 부유한 ‘설립자 집안’의 장남으로 당연히 거쳐가는 화려한 직함쌓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재임 8년여 동안 해외자매대학 70여 개교, 매년 130여명의 교환학생 파견 등 손꼽히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국 대학종합평가 순위 24위는 무론 대전, 충청권 4년제 일반 대학 가운데 1위에 오르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초 재선임 된 대전대학교 임용철 총장 역시 설립자 집안의 의사 출신이다.

임용철 총장은 대전대 설립자인 故 임달규(한의사) 박사의 아들로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내과 전문의로 일하며 1993년부터 혜화학원 이사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5년 제5대 대전대학교 총장에 취임한 후 장기발전계획을 수립, 현재 대전대는 임 총장의 청사진 아래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자수성가(自手成家)’란 이런 것!

의사 출신으로 직접 대학을 설립하고 총장을 지내고 있는 인물도 있다.

영등포의 조그마한 안과 의원을 시작으로, 대학에 대학병원까지 설립한 건양대 김희수 총장은 의료계 자수성가의 표상이다.

특히 김희수 총장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이미 지난 1979년 학교법인 건양학원을 설립하면서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고향인 충남 논산에 건양 중·고등학교를 설립한 김 총장은 1990년엔 건양대학교를 설립 아예 의료인에서 교육인으로 인생의 길을 바꿨다.

특히 지난 2001년 건양대 4대 총장에 취임 한 이후 현재까지 5, 6대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남은 인생을 교육열로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의료계에서 ‘자수성가’하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 바로 이길여 총장이다.

서울의대 출신의 이길여 총장은 인천에서 개원한 산부인과 의원의 성공을 기반으로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에 이어 대학교육 사업에 본격 뛰어들며 교육자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이다.

2000년 이후 9년째 경원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가천문화재단 이사장, 경인일보 회장 등 의료와 교육뿐 아니라 언론과 문화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법인 함주학원의 설립자이며 한서대학교 총장인 함기선 박사도 자수성가한 의사다.

함기선 총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원을 나온 성형외과 의사로, 가톨릭의대 교수와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등을 역힘하다가 1992년 한서대학교를 개교한 입지적인 인물이다.

한서대학교는 개교 당시 10개 학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종합대학교로 충남지역의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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