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생명과학연구소 vs 삼성생명과학연구소
2009.09.27 22:03 댓글쓰기
[기획 상]국내 의료계를 선도하는 굴지의 병원이 많다. 그 중 특히, 두 병원은 항상 ‘라이벌’자세를 갖고 선의의 경쟁으로 대한민국 의료 발전을 꾀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그들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법인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 속에 의료계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두 병원. 태생부터 어떤 면에서는 동질적이지만 결코 일적인 부분에서는 호락호락한 사이가 될 수 없는 이들 병원이, 지금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주인역 외래 시대를 연 서울아산병원과 고속압축 성장의 1인자 삼성서울병원이 24시간 꺼지지 않는 연구실을 만들며 불철주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산硏 “중개연구+바이오산업 연구 중심”

아산생명과학연구소는 기초중개, 임상연구센터, 동물실험실 등 약 6000평의 연구 시설과 약 350명의 우수 임상전문의, 연구교수, 연구원들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개원과 함께 1990년도에 설립됐다.

연간 약 400억원의 국책과제 등을 수주받아 연구를 진행 중이다. 국내외 유수 연구기관과 산학협력기관 등 연구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과 진료의 질적 향상을 통해 인류 건강 복지와 국가 경쟁 발전에 부단히 이바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아연박사’라고 불리는 고재영 소장은 “안 될 것 같은데 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듯이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를 잘하면 다른 나라보다 고속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요소가 많다”며 생명과학 발전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서울아산병원이 미래 성장산업의 원동력으로 생명과학 분야를 주목하고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출한 시점은 개원 20주년을 맞은 올해 초반이다. 이정신 병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산업은 21세기를 주도할 경제성장 엔진으로 전문가들은 향후 25년 정도는 생명공학의 시대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서울아산병원은 병원이 중심이돼 바이오산업의 육성을 선도해 나가는 새로운 모델의 메디컬 콤플렉스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될 것을 다짐했다.

결국 이 같은 목표는 선진의료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중개연구와 바이오산업 연구를 접목해 의료산업으로 적극 추진해야 이뤄질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과학 연구소를 지향하는 아산생명과학연구소 고재영 소장은 “서울아산병원이라는 국내 최대, 최고의 병원과 연계해 중개연구를 중심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병원은 본격적인 연구 투자의 핵심사업인 신 연구소를 착공, 새로운 기숙사 건립 등 굵직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면적 2만5425㎡(약7691평)의 새로운 연구소를 착공해 진료뿐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글로벌 병원으로서 위상을 가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666실의 새로운 기숙사(약 770평)도 들어설 계획이어서 연구 발전에 상당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더욱이 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초 연구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 5가지를 선정했다. 중점 연구 분야는 암, 뇌신경, 심혈관 및 대사질환, 세포치료, 그리고 분자영상이다.

고재영 소장은 “신연구관이 세워지면 우선 중점적 추진 분야를 중심으로 중개연구 집단이 형성될 것”이라며 “성과가 저조한 일부 연구단은 해체되고 새로 부각되는 분야의 다른 연구단이 구성되는 형식으로 중점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연구단은 항상 5~6개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며, 이중에서 특히 병원은 암 연구와 뇌신경 연구 등에 집중, 중점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실제로 연구소에서 가장 대규모 연구 과제는 혁신형 암 연구중심병원사업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 5년 동안 약 30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가시적인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뇌신경 연구단도 퇴행성 신경질환 연구에 주력, 현재 파킨슨, 알츠하이머 병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국내 여러 연구 기관과 협력 연구, 특히 미국 에머리 대학과 공동 연구를 모색 중이다.

연구소는 지난 1996년 이래 미국 하버드의대와 협력관계를 맺고 2년마다 국내외 주제에 따른 각 분야 석학들을 초청해 아산-하버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세미나를 통해 최신 학술 정보 교류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삼성硏 “맞춤의학 선도할 터”

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지난 1995년 2월 첨단의학 연구로 의학발전 및 인류복지에 공헌하고 생명과학의 산업화를 위해 개소했다. 연구원 600여 명이 상주하는 연구소는 밤낮없이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하다.

연구소는 현재 총 179건의 내부 연구 과제를 수행중이며, 분자의학, 임상의학 및 유전체연구를 첨단과학분야에 적용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진료의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과학논문인용색인(SCI) 저널 논문 발표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SCI 논문 게재 편수가 756편으로 전년(558편) 대비 35% 증가했다. 2001년 225편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연구역량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의료원(원장 이종철)은 지난 7월 6일 삼성생명과학연구소의 분자세포영상센터 개소식과 실험동물연구센터 확장 개소식을 가졌다. 연구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종철 의료원장은 “임상의학연구센터, 실험동물연구센터, 분자세포 영상센터 등 각 센터는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삼성의료원은 이로써 진료와 교육, 연구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의미의 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전자 조작 동물을 이용한 기능 연구로부터 신약의 전임상 연구, 새로운 임상 술기의 시험 등 기초부터 임상연구에 이르기까지 동물 실험은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실험동물연구센터 확장과 분자세포영상센터 출범은 세계적인 첨단의학연구소로서 발전하는데 커다란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삼성생명과학연구소 박주배 소장은 “두 센터의 개소는 연구 경쟁력 강화와 기초·임상의학 간의 중개연구의 기반 조성 등 삼성의료원의 임상 연구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앞서 2000년 유전체연구센터 설립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인간 유전체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생명과학분야 사업 진출에 필요한 연구 정보와 자원, 기술, 지식 등의 제공을 시작함으로써 그 연구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은 연구소에서 어떤 연구에 중점을 두느냐를 확연히 보여주는 단서다. 삼성생명과학연구소는 개인별 유전적 특성에 따라 치료법을 다르게 적용하는 첨단 생명과학분야인 맞춤의학에 주목하고 있다.

박주배 소장은 “질병의 발병과정이 개인마다 다르고, 같은 약물이라도 개인마다 약효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맞춤의학은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질병 현상을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개인에 맞게 치료하는 최신 의학분야로 향후 질병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소장은 줄기세포 치료에 관심이 많다.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회장인 한 박 소장은 “줄기세포 연구를 활성화하고 국가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난치 질환의 연구를 포함해 난치병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세포의 분화나 성장 기전 연구 등 분자 세포 생물학 적인 연구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삼성서울병원은 삼성암연구소를 통해 개인맞춤형치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암제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제공을 목적으로 약 250억원의 자본을 투자, 설립된 삼성암연구소.

연구소장으로 영입된 백순명 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치료 받은 암환자 수가 많기 때문에 국제 경쟁력이 있는 연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암 환자들에게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 해결을 위해 약 1만례의 암조직들을 최신 유전자발현조사법을 동원해 환자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테스트들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11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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