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고재영 소장 vs 삼성 박주배 소장
2009.09.28 21:52 댓글쓰기
[기획 하]아산생명과학연구소 고재영 소장

Q. ‘연구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게 된 계기

A. 새로운 의학 지식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 즉 의과학 연구의 수준이 높아지지 않으면, 세계 의학계에서 서울아산병원이 차지하는 위치는 그저 그런 정도의 병원에 머물 것이다. 예를 들어, 하버드나 존스 홉킨스 의대 병원이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이유는 환자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라 세계 의학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지식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산병원이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려면, 진료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Q. 구체적인 전략 방안은

A. 아산생명과학연구소는 연구에 의욕을 보이는 분들, 특히 새로 교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연구에 열정을 보이는 분들이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뛰어난 성과를 얻도록 효과적인 지원 체계를 개발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단독이 아닌 팀 연구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어 협력 기관과의 공동연구 등을 통한 세계적인 연구팀들을 만드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연구 지원팀의 연구 및 학술 기획, 연구관련 정보, 대외 협력, 지적재산권 활용 업무 등 전 분야를 전문화할 생각이다. 의과대학과 임상연구소와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Q. 우수한 연구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A. 시설과 장비도 중요하지만 역시 뛰어난 연구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각도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상 의사가 수련을 마치고 교수가 될 때까지 본격적인 연구를 해 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KAIST 의과학 대학원을 통한 MD 연구 인력 양성이고, 다른 하나가 해외 연구 협력 기관을 통한 인력 양성이다. MD만으로 연구 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우수한 Non-MD 인력을 초빙해야 한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내 연구를 전담하는 의과학대학원 교수직을 마련해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Q.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A. 미국 하버드, 에머리, 스탠포드 등 세계적인 연구 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가능하면 신연구관 내 이 기관들에서 직접 연구자가 방문해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고 아산 연구자들이 방문해 연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다. 산업화를 위해서는 연구 초기 단계부터 산업체와의 협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아산교육연구관에 벤처 기업들이 입주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이외에도 다국적 제약회사를 포함한 외부 기업체, 연구소들과의 협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생산된 지적재산권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연구소나 병원에 이를 전담하는 기구가 구성될 예정이다.

Q. 향후 계획은

A. 2011년 말 신연구관이 완공되면 중개연구를 위해 개방형 벤치와 사무실, 그리고 중앙에 공동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장벽을 없앤 공동 연구가 가능하도록 최대한 배려할 것이다. 해외 협력 기관과 현지 랩을 유치해 실제로 공동 연구가 원활히 수행되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아산교육연구관 7, 8층은 동물실과 동물실험실로 개조해 형질전화동물, 신약개발과 관련된 동물실험(전임상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동물실험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관 준공에 맞춰 새로운 대형 장비들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생명과학연구소 박주배 소장

Q. 국제적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1차적 목표?

A. 특정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낸다기 보다 기초의학을 포함, 의학 전반의 연구를 진흥하고 인프라를 지원함으로써 삼성의료원과 성균관 의대의 교수들이 세계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내어 세계적으로 경쟁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의학은 진단이나 치료에서는 외국에 못 하지 않지만 새로운 진단법이나 치료법을 개발 하는 등의 연구는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가 세계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도 국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우수한 과제를 선별해 지원하고 첨단 연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한다. 또한 의료원에 연구 전임교수 제도를 시행해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이들이 임상 교수들과 협력을 통해 국제 수준의 중개 연구가 이뤄 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삼성생명과학연구소 강점은

A. 첫째, 우수한 연구인력이다. 기초와 임상을 포함해서 150명이 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소 지원을 받고 있다. 연구 전임 교수제를 통해 우수 연구자를 발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충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향후 협력을 통해 질환의 중개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외국의 경우 유명 대학병원에 전임 연구자로 이루어진 연구소가 많이 있고 이들 연구소가 의학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우리 연구소도 장기적으로는 외국 우수 병원의 연구소에 걸 맞는 전임연구진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둘째는 연구 인프라다. 국제 수준의 실험동물 센터와 분자세포 영상센터를 갖춰 첨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Q.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는

A. 연구의 기본은 연구자가 창의적 주제를 정하고 이를 선정, 지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연구소가 직접 주도하고 있는 연구는 유전체 센터에서만 이뤄진다. 유전체 연구 센터에서는 한국인의 질환에 연관된 유전다형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여러 질환 및 정상 한국인 1만3000여 명의 유전체를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2만 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현재 국립보건원과 공동으로 위암, 심혈관 질환 환자에서 발병에 관련된 단염기 다양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곧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연구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를 제조 할 수 있는 시설을 완성했다.

Q. 뛰어난 연구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위해서는 연구자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기초의학의 경우는 경쟁을 통해 교수를 충원하고 있으며 우수 자원을 선발 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임상 연구자는 연구에 전념 하기가 어렵다. 환자 진료가 우선적이다. 그러나 임상에서도 지속적으로 우수 연구자를 충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연구과제에 대한 경쟁과 엄격한 심사가 중요하다. 현재 우리 연구소 분자 의학연구 센터의 과제는 미국의 전문가에게 과제 평가를 의뢰해 세계적인 전문가가 인정하는 과제만을 중점 지원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국제적 경쟁력이 있고 창의성을 인정받은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고 이 것이 연구성과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엄격한 평가를 통해 우수연구자를 선별하고 우수 연구자는 중점 지원해야 한다.

Q. 연구소 향후 계획은

A. 특별한 향후 계획을 현 시점에서 말하기가 어렵다. 위에서 이야기 한바와 같이 연구소의 기본 기능은 연구자의 연구 지원이다. 따라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의료원과 대학의 연구자들이 우수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계속적으로 연구 전임 교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연구 전임교수에 의한 시너지 효과로 질환 관련 중개연구가 훨씬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 분야는 앞으로 다가 올 맞춤의학에 관련된 연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미래의학은 맞춤의학의 시대가 되고 이에 따라 질환 진단과 치료 패러다임도 많이 변할 것이다. 여러 질환의 진단을 위한 biomarker 개발, 치료제 개발의 대상이 되는 목표물과 이에 맞는 화학적 및 특히 생물학적 치료제 등 연구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연구소는 질환의 발병기전, 진단 및 치료에 관련된 중개 연구를 촉진해 세계적인 중개 연구중심 연구소로 발전해야 한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11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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