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다국적 의료기기사에 의사는 다윗격
2009.03.26 21:59 댓글쓰기
[기획 下]설치형 의료기기인 자기공명영상장치(MRI)는 대당 10억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의료장비다. 단가가 센 만큼 인터넷에서는 ‘MRI 구매포인트 8가지’란 이름으로 구매시 유의사항이 널리 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도입 단가만큼이나 의료 현장을 힘들게 하는 것은 비싼 유지보수 비용 탓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제조·판매사가 독점하고 있는 MRI 유지보수 시장을 짚어 본다.[편집자 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한 개원의는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가 MRI 유지보수 비용을 높게 불러도 이를 비교, 판단할 방법이 없는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며 자신을 약자인 다윗에 비교했다.

높은 시장장벽에 견제 심해 신생업체 고전

이처럼 사용자인 의료계와 공급자인 의료기기 업체간 불신이 싹트는 가운데 국내에도 업체별 MRI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영상의학과 개원의협의회 양우진 회장(서울중앙클리닉 대표원장)은 “몇 해 전 주요 MRI 생산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사한 엔지니어들을 모아 회사를 세우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시장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지적재산권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에 봉착, 결국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정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국내 MR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 외국계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회사를 차린 홍영준 GMR 대표이사는 “한 외국계 회사가 내놓은 MRI 제품에 대해 많게는 50%정도 낮은 가격에 유지보수를 실시, 조금씩 성장을 해왔다”며 “최근 시장점유율이 10% 가까이 높아지자 GE사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홍 대표는 “올 들어 유지보수 계약을 맺고 관리해 오던 병원 두 군데서 갑자기 계약을 철회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관계자들로부터 판매사가 유지보수 비용 갑작스럽게 낮춘데 다 여러 조건들을 덧붙여 주기로 했기 때문이란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병원계에서 GMR과 같은 회사의 등장을 반기며 서비스에도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닥친 일이라 ‘견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MR과 계약관계를 유지하다 최근 다국적기업과 손을 잡은 한 병원은 “최근 이 기업으로부터 GMR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받았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본 결과 업체 변경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기업도 가격인하 조짐

이 같은 주장에 직접 해당 기업을 찾아 확인을 부탁하자 회사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최근 경제위기 속에서 개원가에서 유지보수 비용이 높다는 지적에 회사가 고통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하를 검토한 적이 있다”며 “이 같은 사실이 잘못 전해져 오해가 빚어진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 회사는 경제위기 사항을 감안해 MRI 이용 환자 수가 기준 이하인 곳에는 비용 할인방안을 제시, 계약갱신이 있을 때 마다 건별로 이를 적용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GMR 등 국내 유지보수 시장에 뛰어든 신생 업체에 대해 “이 부분에 대해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이라며 말을 아낀 이 관계자는 “어차피 고객이 판단하고 선택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고객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업체가 등장해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도록 시장경제 활성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