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老) 외과醫 '체력+능력관리' 필수
2009.03.31 02:57 댓글쓰기
[기획 하]복강경과 내시경 수술법에 이어 최근 로봇수술이 등장하면서 서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51)는 “로봇수술이 손 떨림을 잡아주기 때문에 70세까지는 수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로봇수술이 외과의사의 수명을 늘린다"고 주장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이태승 교수(47)도 “아무래도 로봇수술은 앉아서 하니까 체력 소모가 덜하고, 미세한 손 떨림은 기계가 알아서 차단하고, 카메라가 좋아 시력확보가 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치료에 로봇수술을 활발히 적용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변석수 교수(41) 또한 “로봇수술이 서전의 수명을 5~10년 정도는 늘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로봇수술은 앉아서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적고 시야확보가 굉장히 좋아 손에만 익는다면 정년 이후에도 수술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지금 이 시기에 로봇수술을 익힌 의사들이 훗날 나이를 먹었을 때는 의사 수명이 더욱 증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로봇수술, 서전 수명 획기적으로 연장

이태승 교수도 “앞으로는 더 좋은 의료기기와 기술이 발전해 70세가 아닌 80세까지도 수술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의사들이 정년퇴직을 하면 손 놓고 쉬었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 술기를 가장 완벽하게 익힌 사람들을 놀게 한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다.” 제일병원 목정은 원장은 “젊은 사람들의 용기와 추진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게 많다”면서 “경험 많은 노교수들이 이들을 커버해주고 젊은 의료진은 노교수의 부족한 체력을 뒷받침해준다면 병원이 훨씬 더 발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제일병원은 실력 있는 노교수들을 초빙할 계획이다.

장병철 원장도 “외과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며 “시간을 끌면 사람이 죽는 이런 저런 환경에서 재빨리 판단을 내려 환자를 처치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경험과 학식이 쌓인 노교수는 젊은 사람 이상이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모두들 외과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며, 노 교수의 경험치를 높이 샀다.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최근 정년퇴임 이후 중소병원에서 수술을 잇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제2의 직장에서 외과의를 계속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여전한 수술세기는 물론 전성기 못지않은 체력과 시력을 자랑하는 분당차병원 이경식 명예원장은 이에 대해 “체력이나 수술에 대한 어려움은 없지만 간혹 환자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가 있어 아쉽다”고 토로한다.

또한 나이 차가 벌어진 젊은 의료진들과의 관계도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 이 교수는 “대접받을 생각을 하면 절대 안된다”면서 “원로가 말이 많으면 모양새가 좋지 않아, 가령 임상증례토론 중 의견을 개진할 때도 앞장설 것이 아니라 듣는 편이 좋다”고 충고한다.

외과의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

수술환경도 이전과 다를 수 있다. 대부분 대형병원에 있다가 중소병원 혹은 지방병원으로 옮겨서 겪는 일이다. 이전 병원과 달리 큰 수술 환자가 없는 경우가 많고, 있다고 해도 의료진 수가 넉넉하지 않다. 때문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예상하고 제2의 직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외과의로 수술을 계속하고 싶다면, 건강관리와 수술실적에 욕심내자. 실력파 노교수들이 귀띔한 최고의 비결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 일을 즐기면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병원 내를 힘차게 걷는다거나 연구실에서 팔굽혀펴기를 하며 일상생활을 적극 활용한다는 교수도 많았다. 틈날 때마다 등산이나 조깅을 가고 건강식을 즐기는 방법도 소개됐다.

분명 서전의 수명은 늘었다. 은퇴 이후 어떠한 삶을 살 것인가는 결국 각자의 선택으로 남겨졌다. 이경식 명예원장은 “외과의사 생활을 계속할지 여부는 일하겠다는 의지와 건강 및 본인능력에 대한 사회적인 평가에 달렸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보람있고 만족스러우면 된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9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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