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무리수?…엠빅스, 꼴찌 탈출할까
2009.01.18 21:59 댓글쓰기
[기획 상]생각대로 안되는 것일까. SK그룹이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소위 '윤리 및 정도경영'에도 배치되는 것은 아닐까. 지난 1월16일자 한 일간지에 별도 섹션형태로 3개면에 걸쳐 대대적으로 게재된 SK케미칼의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를 빗댄 '광고성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꼴찌의 반란'이라고 보기에는 그 무리수가 역력하다. 법 망은 교묘히 피해갔다. 하지만 원하는 효과를 이끌어 낼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역풍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축년 새해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바닥 수준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SK 엠빅스'의 꼼수(?)가 가미된 마케팅 활동을 데일리메디가 심층 분석해본다.[편집자주]

직장인 박모씨(30)는 지난 금요일(16일) 조선일보를 읽다가 불쾌함을 느꼈다. 이유는 별도 섹션처럼 돼 있는 4페이지 특집기사면이었다.

박씨는 “처음엔 기사인줄 알고 읽었는데 점점 뒷부분으로 갈수록 ‘이거 약 광고네’ 싶었다”면서 “끝에 전면광고까지 본 순간엔 ‘찌라시’ 기사를 읽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몰랐던 약에 대해 알게 돼 좋다는 느낌보다 기사와 매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해당 약이 나쁜 이미지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16일자 별도 건강특집 섹션면에서 발기부전치료제 기획기사를 다뤘다. 흥미롭게도 총 12개의 기사 중 4개가 엠빅스 제품명을 제목에 반복 노출했다.

이는 ‘다윗 엠빅스 vs 골리앗 비아그라-발기력지수 1위 엠빅스, 비아그라 아성 바짝 추격’, ‘화제의 신약, 엠빅스-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서 우뚝’, ‘짝퉁은 이제 그만-각종 브랜드대상 휩쓴 엠빅스’, ‘후끈 달아오른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엠빅스 등 토종 브랜드 가세…지각변동’ 등이었다. 제목만 보면 엠빅스가 시장에서 가히 최고의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인상이 확연하다.

기사는 "최근 SK케미칼의 국산 엠빅스가 국내 시장에 가세하면서 비아그라는 물론 자이데나 등이 맹추격을 받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엠빅스를 업계 1위 비아그라에 비교하며 ‘발기부전치료계의 신예 엠빅스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명실상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된다’고 했다.

이어 ‘자이데나(동아제약)도 제법 선전하며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이름 값을 하고’ 있지만 그 중 ‘엠빅스는 가장 돋보이는 도전자’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문제는 언급된 엠빅스가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과연 그만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기사의 설명과 달리 지난해 엠빅스는 대표적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및 자이데나, 시알리스, 야일라, 레비트라 등에 이어 꼴찌를 기록했다.

의약품조사 전문기관인 IMS가 지난해 3분기까지 시장점유율을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위 비아그라(42.7%)를 위협하고 있는 건 꼴찌 엠빅스(3.3%)가 아니라 자이데나(24.6%)와 시알리스(21.4%)다.

그럼에도 기사는 거의 3개면에 걸쳐 SK케미칼의 엠빅스에 치우친 언급을 계속했다. 흥미로운 점은 마지막 4번째 면이다. 남성 성생활의 전반적 내용을 언급하면서 엠빅스의 장점과 급부상을 강조한 이후 마지막면의 전면광고는 SK케미칼의 일반의약품인 '기넥신'으로 채워졌다.

법 망을 교묘히 피해간, 대중광고가 안되는 전문의약품인 엠빅스와 일반의약품인 기넥신의 바터식 기사와 광고인 셈이다. 일반 국민들이 자칫 현혹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하다.

신문윤리위원회의 심의 관계자는 16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SK케미칼이 홍보를 위해 크게 노력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 정도면 해당 매체와 제약사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만든 홍보성 기사로 봐야하지 않나 싶다. 냄새가 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안은 홍보성 기사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는 좋은 모델케이스가 될 것 같다”면서 “이런 경우는 어떤 수위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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