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홍보 열 올리는 'SK 엠빅스' 왜?
2009.01.19 22:00 댓글쓰기

[기획 중]엠빅스는 왜 이렇게까지 홍보를 해야 했을까?

최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엔 매서운 징계바람이 불었다. 동아제약(자이데나)과 종근당(야일라)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문약 광고를 했다는 이유로 줄줄이 6개월의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화이자(비아그라) 또한 무가지를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펼쳐 식약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SK케미칼은 올 초부터 엠빅스에 대한 대대적인 언론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엠빅스는 도대체 왜, 아슬아슬한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수에 가까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걸까.

출시 첫 해 꼴찌 기록한 엠빅스, 마케팅으로 승부

SK케미칼 관계자는 16일 “작년 매출이 좋지 않아 거의 공황상태였다”고 이유를 밝혔다. 2007년 11월 출시한 엠빅스는 출시 첫해 20억원을 조금 넘는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같은 국산 발기부전치료제인 자이데나가 2005년 12월 출시해 첫해 같은 기간 약100억원의 매출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자이데나가 국내 첫 토종 신약으로써 이점을 봤다고 인정해도 엠빅스의 결과는 처참하다.

이에 SK케미칼 관계자는 “마케팅적으로 한 게 없어 그런 결과가 돌아왔다고 판단한다”면서 “올해는 엠빅스를 주력사업으로 집중해 뛸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마케팅 확대를 통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비아그라, 자이데나,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타사제품을 함께 나열하고 복용 후 약효발현시간, 국제 발기능지수, 환자만족도, 제품가격 등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는 공격적 마케팅이 눈에 띈다.

엠빅스의 열띤 공격, 업계 반응?

엠빅스의 비교 마케팅 전략에 대해 한 제약사 관계자는 “SK케미칼이 제시한 데이터는 정확한 대조군을 갖고 비교해 만든 데이터가 아닌 자사 홍보를 위한 단독조사 자료이기 때문에 약을 더 팔고 못 팔고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엠빅스가 기존에 보여준 게 많지 않아서, 그들의 최근 활동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다.

엠빅스는 최근 언론홍보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자 일간지 기사성 광고를 본 한 제약사 관계자는 “시장이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면서 “실제 성장세에 있는 제품이 그런 내용을 담았으면 이해했을 텐데, 이건 오히려 제품이 우스워 보일 수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같은 기사에 대해 화이자측은 “우리를 골리앗에 비교하며 골리앗과 다윗(엠빅스)의 싸움으로 그려놨던데, 우리 브랜드를 깨야지만 경쟁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니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까지 비아그라가 한국릴리 시알리스의 공격적 마케팅에 민감하게 신경을 곤두세우던 때와 사뭇 다른 반응이다.

뛰는 선수 위에 나는 선수 있다

SK케미칼의 ‘생각대로’ 엠빅스가 선발주자들을 추격해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들 또한 더 높은 곳을 향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제약 자이데나는 최근 환자들의 편의성을 위해 신 포장을 선보였다. 이는 한 갑에 4정씩 들어있던 제품을 12정으로 늘려, 1회 처방만으로도 12정 단위의 판매로 연결돼 판매량을 늘리겠단 계산이다. 성장세 속에서 지난해 시알리스를 추월한 토종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는 올해도 업계 2위를 지키는 게 목표다.

비아그라, 자이데나와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시알리스 또한 최근 데일리(Daily) 요법을 들고 나와 경쟁제품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본인이 원할 때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언제든지 성생활이 가능하게 해준다는 신개념 치료법이다.

서울의 유명한 비뇨기과 L원장은 “요즘은 직접 제품명을 대며 그 약을 처방해달라는 환자를 많이 본다”면서 “시알리스, 비아그라, 자이데나를 주로 찾고 레비트라, 야일라, 엠빅스는 아직까진 인지도가 좀 약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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