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 무성 의료기관평가 진실은?
2006.11.12 21:45 댓글쓰기
[상]뒷말 무성 의료기관평가 진실은?
[하]고객만족도·브랜드평가 등 이대로 괜찮은가


지난달 발표된 국가고객만족도(NCSI) 조사에서 지난해 3위로 떨어졌던 삼성서울병원이 올해 다시 1위를 탈환, 화제가 됐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의료계에서는 1등에 올라선 삼성에 대한 칭찬보다는 평가 차제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급기야 '돈 평가?'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최근 10여 년 전부터 의료기관 등 병원계에 등장한 각종 고객만족도 및 브랜드, 서비스 평가 조사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조명해본다.[편집자주]

병원계 "결과 이해 안돼" 불신 기조 팽배

각종 고객만족도·브랜드 평가에 대한 병원계의 반응은 유독 냉담하다. 결과보다는 평가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

조사 기관에서는 노력하고 있다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병원계는 '결과가 이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해 발표한 국가고객만족도(NCSI)만 봐도 다른 조사에서는 최고로 평가되던 가톨릭·서울아산·서울대병원이 모두 하위권에 기록,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의 핵심은 돈이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1위를 하면 뒤따르는 광고비 및 부수적인 지출이 그 것.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과거 모 평가에서 돈을 냈더니 순위가 올라가는 경험을 했다”며 “그 이후로 각종 고객만족도 및 브랜드 평가는 믿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또 다른 관계자는 “평가에서 1위를 해도 광고비를 내지 않겠다고 밝히면 1위에서 제외 된다”며 만족도가 아닌 돈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조사가 이뤄지기 전 해당 기관이 ‘1위를 할 경우 광고비 등의 지출 가능 여부를 묻는 공문’을 병원에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 실상은 이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광고비에 사전 동의한 병원 위주로 평가?”

사정이 이렇다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광고비 지출 등을 1위 등극의 ‘필수 요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고비를 안 낸다고 하면 1위 자리는 물 건너간다고 여기는 것.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1위를 해도 광고를 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병원이 1위를 한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광고비에 사전 동의한 병원 위주로 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라는 의구심을 표현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역시 “광고 계획이 없다는 것은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표시 된다”며 “불참을 통보하자 평가 결과 순위가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병원계가 말하는 광고는 조사담당 기관과 공동 주관하는 언론사에 게재되는 소개료다. 1위를 차지한 산업별로 안내 형식의 광고 등이 게재되는데 대개 4천~8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각 병원들은 선택적으로 조사에 참여하게 되는 어려움도 겪게 된다. 모든 조사에 참여한다면 광고비 지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고객만족도 및 브랜드 평가는 대표적인 국가고객만족도(NCSI),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 브랜드파워’, 국가브랜드경쟁지수(NBCI), ‘브랜드스타’ 등을 포함, 총 40여개가 넘는다.

한 병원 관계자는 “참여를 아예 안하겠다고 하면 1위는 어렵고 그렇다고 모두 참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디까지 참여해야 하는지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호소했다.

조사 기관 “전혀 사실무근”

조사 기관에서는 광고비와 조사 결과는 전혀 상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생산성본부 담당자는 “자체적인 기준에 의해 조사할 뿐이며 자료를 완성하는 것까지만이 기관의 역할”이라면서 “그 외에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역시 “광고와 관련해서 조사 담당 기관의 역할은 주요 일간지 몇 곳과 병원을 연계해주는 정도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병원계와 조사기관 간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고 있는 것.

과연 ‘참여’와 상관없이 우연히 맞아 떨어진 상황만을 놓고 불거진 병원들의 오해일지, 명확한 해답이 내려지기 전에는 신뢰성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진광길·이근주·천승현·박동준 기자 (webmaster@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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