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小(강소) 중소 병·의원도 살 길은 충분'
2005.11.06 21:42 댓글쓰기
의료인·의료기관의 진료방법 등에 대한 광고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앞으로 의료광고의 범위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반기는 병의원들은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대비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000억원대의 의료광고시장이 열린다며 호들갑이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녹록치만은 않다는 냉철한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병원계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넘어야할 산적 과제들은 무엇이 있으며 또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 이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上: 족쇄풀린 의료광고시장 폭발? 눈치만 치열
中: "겉과 속이 다른 의원·병원은 망할 수 있다"
下: "强小(강소) 중소 병의원도 살 길은 충분"


복지부가 내년 상반기쯤 의료광고의 허용 폭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병의원간의 경쟁체제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 것으로 주목되는 전문병원들과 대형병원들은 아직 관망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지만 누군가 방아쇠를 당긴다면 엄청난 규모의 의료광고시장은 언제 전쟁터로 바뀔지 모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병의원들은 각 전문병원과 대형병원들에 밀려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도 짙다. 그렇다면 과연 중소 병의원들은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고에 대한 무조건적인 환상은 버려라"

그러나 지속적인 자본 확보와 투자가 불확실한 중소 병의원들의 경우, 광고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와 맹신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광고업계에 따르면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라임타임의 방송 광고 단가는 1회 기준 15초당 KBS가 1000~1100만원, MBC가 1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오전 시간대에 일부 저렴한 단가도 있지만 그만큼 효과는 거의 없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종합광고대행사 코래드 관계자는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속적인 노출이 이뤄진다 해도 광고의 호소력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며 “단기간에 광고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조언한다.

신문·잡지·옥외 광고 등도 단가의 차이일 뿐 이 같은 법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광고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와 맹신은 소위 ‘쪽박 차기 딱 좋은 환상일 뿐'이라는 것이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잘 만든 홈페이지 하나, 열 광고 안 부럽다"

경제행위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얻으려는 ‘최소비용 최대효과’ 원칙은 어느 산업 분야에서나 그대로 적용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소 병의원들의 현재 또는 앞으로의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은 인터넷 홈페이지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환자와 병원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가장 경제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병원 관계자는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약 80~90%가 최소한 약도를 보기 위해서라도 한번 이상은 병원 홈페이지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현행 의료법상 홈페이지에서조차 병원의 제대로 된 홍보를 펼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앞으로 의료법이 개정될 경우 홈페이지라는 ‘절대적 무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정보전달에 그치는 딱딱한 글 위주의 구성보다는 소비자가 쉽고 재미있게 이해될 수 있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나 진료접수부터 퇴원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네비게이션 기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또 포털커뮤니티 사이트의 지식검색 키워드를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병원을 직접 찾지 않는 이상 다른 네티즌들의 평가에 신뢰를 갖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의료계가 아닌 타 분야에서 이른바 ‘게시판 알바’가 등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병의원들의 홈페이지는 소비자(환자)의 입맛에 맞춘 정보보다는 대게 병원 자랑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잘 만든 홈페이지 하나가 열 광고 안 부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 항상 고객 입장에서"

이를 위해 중소 병의원들은 내실부터 다지는 것이 현명하다. 고객의 눈으로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 경쟁구조에 따라 확실한 비전과 전략, 목표를 세워야 한다.

정확한 자기진단을 거친 전략만이 현실적인 비전을 달성할 수 있고, 향후 광고를 진행하더라도 명확한 타깃에 대한 의사 전달이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대항병원 송재순 기획실장은 “‘우리병원이 이것만은 최고’라는 자아도취는 벌써 소비자의 입장이 아닌 자기 생각에 빠진 것”이라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우리 병원은 어떤 위치인지 어떤 이미지인지 정확히 파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을 세분화하고 타깃화 해서 DM발송 등 ‘손발이 잘려도 몸으로 비벼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병원이 아닌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서 내실을 다진다면 중소 병의원들도 살 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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