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사, 복합제 생산 급증 '블루오션'
2006.01.03 21:46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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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의약품 시장은 각각의 성분을 혼합해 치료영역의 다각화를 모색하는 ‘복합제’가 최대 화두로 급부상 할 전망이다. 작년 골다공증 치료제와 고혈압 치료제 등에서 불붙기 시작한 복합제 열기는 올해 화이자의 ‘카튜엣’과 MSD의 ‘포사맥스 플러스’ 등과 같은 블록버스터 제품 출시로 이어지며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복합제의 치료 영역이 포괄적이다보니 단일제에 비해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복합제는 환자들의 편의성과 제약사의 다양한 판로 개척이라는 장점이 있어 그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메디는 병술년 새해를 맞아 올 한해를 뜨겁게 달굴 ‘복합제’에 대해 밀도 높은 접근을 시도해 봤다.[편집자주]


[上] 한방에 두 마리 토끼를 잡다

[下] 복합제, 그 가능성을 진단한다

복합제 급증 이유는 무엇

복합제는 우선 환자들의 편의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진다.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나 노인 환자의 경우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를 줄이는 것은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복합제가 각광을 받는 것.

특히 다른 질환자에 비해 다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에게는 복합제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또한 단일제 약물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 환자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은 복합제가 갖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한편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알려진 성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짧은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기존 약물을 혼합함으로써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점도 제약사로써는 복합제에 애착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복합제 효능, Yes or No

이처럼 여러 이유로 복합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그 효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단독으로 쓰이던 두 가지 이상의 약을 하나로 합칠 경우 각각의 약 성분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질환을 공략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높다는 긍정론과 단일제에 비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부정론으로 나뉜다.

긍정론의 경우 단일제를 통해 효과를 입증받은 각기 다른 약물이 만날 경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견해다.

인제의대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에 있어 복합제의 활용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합병증의 발현시기를 늦출 수 있는 중요한 치료 방향"이라고 말했다.

반면 복합제는 용량조절 유연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두 약물을 동시에 사용하는 동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의대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종합병원에 오는 환자들은 대단히 복잡한 질환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많아 복합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유나이티드 길영식 박사 역시 "두 가지 이상의 질환에 걸린 경우 각 질환의 위중한 정도에 따라 약의 성분도 비율이 달라져야 하는데 복합제는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다양한 성분비율을 지닌 제품들이 나온다면 복합제도 주목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합제가 풀어야 할 복잡한 과제

복합제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약가 산정 문제가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전문평가위원회는 최근 복합제 약가산정기준과 관련, 단일제 최고가의 80% 가격을 합산하는 방식을 채택키로 했다.

이는 단일제별로 시장점유율을 고려한 가중평균가를 산출한 후 합산하던 기존 방식을 과감히 탈피한 것으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독점방지 목적이 있다고 심평원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가중평균가를 적용할 경우 특허가 만료됐어도 오리지널 시장 독점현상이 심하다"며 "연구개발비가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가의 80%를 합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이 같은 방침은 임상적으로 크게 필요하지 않는데도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복합제에 대해 패널티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따라서 제약사들은 단순히 약가보존을 위한 복합제 출시를 자제하고 특히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국내사들은 복합제 출시에 신중을 기해야 할 전망이다.

하지만 당국이 오리지널과 오리지널을 섞은 복합제에 대해서는 "제네릭이 생산되기 전에는 약값을 규제하기 어렵다"고 밝혀 다국적 제약사들은 자사 특허 의약품을 이용한 복합제 출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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