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대신 사병 지원하는 의사들 늘면…'
2006.08.20 21:54 댓글쓰기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 여자 의과대학생 수 증가로 군의관 수급 문제가 최근 시급한 해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전의련) 차원에서도 군복무 기간 단축을 위한 TFT를 구성, 국방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장협의회도 마찬가지로 의학전공자들의 군복무 기간 단축을 주장,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가장 관건은 여론. 군대 문제에 관해 유독 엄격한 한국 사회에서 ‘의대생들의 군복무 기간 단축’이란 주장은 쉽게 지지를 받기 어려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학전공자들의 군복무 기간이 갖고 있는 문제점에서부터 논의의 어려움, 해결 방법 등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석∙박사 학위자가 대상이 되는 대체복무제도 기간이 단축됐다. 그렇지만 의학전공자들의 군복무 기간은 20여년 동안 변함이 없이 36개월+a다. 이는 분명 형평성이 어긋나는 것이다.”

전의련 천재중 3기 의장은 올 하반기 주력 사업으로 군복무 기간 단축 TFT 활동을 약속했다. 이 달 중 국방부에 공식적으로 질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천 의장은 “여학우들이 증가하고 대부분 의전원 체제로 전환하면서 군의관 수급 문제 해결이 심각하다”며 “군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와 함께 군의료시스템 개선, 단기군의관의 복무 환경 및 처우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담아 질의서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학전공자들의 군복무 기간에 대한 연구자료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

의학전공인력의 군복무 기간 단축 문제는 당사자인 의과대학 학생들뿐 아니라 학장협의회 차원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으로 의대생들의 군복무 문제는 의과대학은 물론 국방부 입장에서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

의대생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제기하는 문제는 타 복무제도와의 형평성이다. 특히 36개월+a란 복무 기간.

이미 군복무를 마친 의대생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복무하게 된다. 기간은 3년. 그러나 이들은 현역장교로 병적에 편입되기 전 실시되는 군사교육기간은 사실상 의무복무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군의관의 총 복무기간은 군사교육기간 9주와 의무복무기간 3년으로 36개월 이상이다.

이는 현역병의 복무기간 24개월에 비해 상당히 긴 편이며 다른 대체복무제도와 비교해도 마찬가지. 석∙박사 학위자가 대상이 되는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두 차례 단축돼 최종적으로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들었으며 산업기능요원은 현역은 3년에서 34개월로, 보충역은 28개월에서 26개월로 단축됐다.

공중보건의 제도도 그 기간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공중보건의사는 36개월 복무, 4주 훈련기간을 거치지만 현재 공익근무요원과 똑같이 육군훈련소에서 교육을 받고 이등병으로 보충역에 편입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공익근무요원과 같이 26개월로 복무기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천 의장은 “군의관이나 공보의 등 복무 기간의 적용을 봤을 때 의학전공자에게는 불합리하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간 외에도 공대는 물론 인문, 사회계열 전공자에게는 병역특례나 연구요원 등의 근무가 허가되면서도 의학계열만 가능하지 않는 것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국방보건소 이명신 연구원은 ‘국가 병역자원의 복무기간 형평성과 합리적 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의학전공인력에게는 많이 배운 사람들의 국가 봉사라는 차원에서 다른 의무 복무자들과 복무기간의 형평성 문제가 간과돼 왔다”며 “이제 다른 학문전공자들의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군의관은 최장기간 복무하는 실정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더욱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라는 상이한 2개 제도가 운영되다보니 복무자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36개월+a인 군의관이 아닌 24개월 복무를 선택, 군 및 정부가 의료인력을 공급받을 수 없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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