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이어지면서 각국에서 의료진 감염과 사망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15일 기준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내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사 6명, 간호사 42명, 그 외 환자이송요원이나 간호조무사 등 병원에서 일하는 기타 인력 29명으로 총 77명이다.
국내 의료진 감염 요인으로는 의료진 동료로부터 2차 감염이 가장 많았는데 최근 분당제생병원에서 병원 내 감염이 확산되며 의사 1명, 간호사 6명, 간호조무사 6명 등 총 13명의 의료기관 종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 후베이성에 위치한 우한 중앙병원에서는 의료진 230명이 감염되고 4명이 사망했다. 중국 경제매체는 "현재 우한 중앙병원의 심장외과 부원장과 비뇨기과 부원장 등도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우한 중앙병원은 코로나19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리원량(李文亮) 의사가 근무하던 병원으로 총 4천여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5% 이상 감염된 것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는 통제할 수 있고, 사람 간 전염되지 않는다'는 허위 정보를 발표하면서 수백 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환자를 진료한 것이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는 이탈리아와 이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진 사망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확진자 2만 1157명으로 하루 3000명 넘게 증가하고 있다. 사망자는 1441명으로 사망률이 6.8%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바레세(Lombardia Varese) 지역에서 의사로 근무하던 로베르토 스텔라(Roberto Stella, 67세 남성)가 코로나19 확진 후 호흡기 증세로 치료를 받다 10일 밤 숨졌다. 그는 바레세 의사협동조합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이탈리아의 롬바르디아주는 우리나라 대구와 같이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몰려 있는 곳으로 전체 확진자 중 73%가 이곳에서 발생했다.
단기간에 수많은 확진자 발생으로 롬바르디아주는 의료인은 물론 의료용 마스크와 방호복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당 의사도 개인 보호장구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격무에 시달리다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긴 이란에서는 의료진 사망사례가 잇달아 들려왔다. 3월11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이란 의료진은 10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지난달 22일 북부 길란주 나하잔에서 25세 간호사가 숨진 것을 시작으로 테헤란시 군병원 전문의 무사 파트 아바디, 길란주 의과대학의 병원장급 전문의 바히드 세프 카스마이 등 의료진 사망 소식이 이어졌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는 "코로나19와 싸우다 목숨을 잃은 의료진 이름 앞에 샤히드(Shahid, 순교자)라는 호칭을 붙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샤히드는 지하드(Jihad, 이슬람 공동체와 신앙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전쟁)에서 희생된 무슬림에게 사후 붙이는 호칭으로 종교•사회적으로 영광스러운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