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환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병원들이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와 돌봄휴가를 권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환자 감소세를 이기지 못한 일부 중소병원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급휴가를 적극 권고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대학병원 등 큰 병원에서도 직원들에게 돌봄·무급휴가 신청을 받는 일이 종종 확인된다.
16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소재 I대학병원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았다.
수도권 H대학병원도 가족돌봄휴가를 소진한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로 무급휴가를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마찬가지로 수도권에 있는 K대학병원과 또 다른 K대학병원, C병원 등은 최근 직원들에게 가족돌봄휴직제도를 안내하며 희망 직원들에 대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과 규모를 막론하고 내원객이 급감하면서 중소병원은 물론 대형병원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의 외래환자는 10~15% 감소했으며 병상가동률도 60~70%대로 알려졌다.
많은 대형병원들이 최근 정부지원이 이뤄지는 휴가제도를 안내하거나 무급휴직 의사를 타진하는 것도 수익 감소 전망에 따른 인건비 절감 차원 방안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통계에 따르면 500~999인 규모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 사업체에 지난 2월 지급된 고용안정지원금은 6억5190만원으로, 1월 4억1360만원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1000인 이상 사업체도 1월 1억5340만원에서 2월 2억3180만원으로 지급액이 크게 늘었다.
H대학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는 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 분위기인데, 환자가 줄어든 만큼 병원 쪽에서 휴가를 권장하고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감염병 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진료과 의료진이나 내원객 감소에 따라 업무량이 줄어든 일부 행정직을 중심으로 휴가신청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병원들은 이러한 휴가 권고가 강권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피로감이 누적되고 또 온라인 개강으로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자녀들이 걱정돼 휴가를 적극
신청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다.
I대학병원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직원들이 신청해 대상자를 조율하고 있다”며 “신청 인원이 몰려들어 직원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K대학병원 관계자는 “초등학생과 미취학 자녀 2명이 있는데, 방학 이후에도 아이가 학교가 아닌 집에서 혼자 있게 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았다"며 "아이가 걱정도 되고, 환자수가 줄어든 시기인 만큼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무급휴가를 신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