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 대정부 투쟁이 본격화된다. 특히 노환규 회장이 원격의료 허용 법안 반대를 촉구하며 전국 도보 행진이라는 카드를 선택해 주목된다.
26일 의협은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는 제2차 회의를 갖고 투쟁 로드맵 일정을 확정했다”며 “내달 7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15일 전국의사대회를 개최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환규 회장이 대정부 투쟁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내달 3일부터 이례적으로 전국 순회 도보 투쟁에 나서며 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전을 펼치는 동시에 내부 중지를 모으는 전략을 펼친다.
그 간 노 회장의 회무 추진 및 소통 방식과 투쟁 방법론을 둘러싸고 내부 잡음이 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 회장이 몸소 실천에 나서게 될 이번 도보 투쟁은 의미가 깊다.
비대위 강청희 간사는 “우선, 노 회장이 단독으로 도보 순회를 시작하겠다고 해 전체적인 로드맵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전국을 돌며 각 지역의사회에서 함께 동행토록 할 것인지, 어떠한 일정으로 순회할 지등 구체적인 일정은 28일경 확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도보 투쟁의 영향력은 7일 개최되는 시군구의사회 임원, 각 직역 및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이 노 회장이 도보 투쟁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원격의료에 대해 국민에게 적극 알리면서 동시에 내부 동력 결집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울지역 의사회 한 관계자는 “대정부 투쟁의 방법에 있어 진료 제한 등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강경 노선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국민 여론에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노 회장이 몸소 실천하는 도보 투쟁은 여론 환기는 물론, 새로운 투쟁 동력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민 여론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원격의료에 대한 정부의 노선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위기가 두텁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의료계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소통’이 관건이다.
같은 맥락에서 의협은 제2차 비대위 회의에 이어 복지부 관계자를 초청, 27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과 공청회를 잇달아 개최한다.
공청회 개최는 “원격의료 허용 저지 입장은 확고하다”고 재천명하는 동시에 이 같은 의지를 다시 한 번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의협은 “의료계 내의 단결이 중차대한 만큼 내부 홍보에 주력하여 투쟁의 동력을 키우고 이끌어내어 단체행동으로 나아가기로 하며 진료제한 등 적극적인 투쟁의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