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 '장기화돼도 대정부 투쟁 철저히 준비'
통합투쟁체 가능성 우려 여전…'12월 대통합혁신委 갈등 국면 해소 기대'
2014.07.31 20:00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원격의료 공동 시범사업 등이 ‘불발’로 돌아가며 의료계가 대정부 투쟁의 불씨를 당길 지 주목되는 가운데 내부에서는 철저히 준비된 투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1일 의협 관계자는 “사실 지난 집행부에서는 대정부 투쟁이 성급하게 진행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면서 “이번 집행부의 기본 생각은 만약 투쟁이 진행된다면 철저히 준비된 상태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행부만 이끌고 가는 투쟁이 아니라 여러 직역, 지역, 그리고 시도의사회 등 전반적인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비록 장기전으로 전개된다 하더라도 준비된 투쟁이라야만 설득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대위가 회의를 열어 위원장에 현 이철호 부회장을 임명하는 등 줄곧 냉각 국면에 있던 집행부와의 공동 행보를 시사한 가운데 투쟁 로드맵 등 방향 설정이 원만하게 이뤄질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집행부와 비대위 간 관계가 여전히 명확히 설정되지 않은 상태인데다 투쟁을 주도적으로 이끌 투쟁체 약화로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회원들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점은 ‘공통 분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취임 한 달이 흘러버린 추무진 회장도, 출범 5개월을 넘긴 비대위도 가시적인 결과물은 꼽기 힘든 상황이다.

 

추 회장의 회무 운영 방침은 기본적으로 ‘민의 수렴’이다. 그러나 대정부, 대국회 활동은 전개하면서 원격의료 시범사업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명확한 표정을 읽기 힘들 정도다.

 

원격의료 설명회를 먼저 요청했다가 다시 철회한 이후 복지부로부터 전달받은 서면 답변에 대해서는 회원들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만 내비칠 뿐 어디까지 민의로 받아들일 지, 언제까지 의견을 수렴할 것인지조차 불명확하다.

 

서울시의사회 임수흠 회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단 설명회 불참으로 국한할 수도 있으나 추무진 회장을 지지했던 쪽에서도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은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 회장은 "그렇게 되면 무슨 힘으로 회무를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역할인데 추 회장이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가 의협에 원격진료 시범사업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최후통첩한 이후 추무진 회장이 설명회를 가지고자 했지만 비대위는 즉각 불참을 통보하며 현 집행부를 맹공했다.

 

비대위와 의협 집행부가 손을 맞잡고 투쟁이든 협상이든 진행을 한다해도 사사건건 부딪힐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곳곳에서 불안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 관계자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설명회를 비롯해 내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일단, 공동 시범사업은 백지화됐고 원격의료의 실체를 알기 위해 복지부로부터 서면 답변을 받았다”며 “e-mail 등을 통해 피드백을 받으며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만큼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노환규 전 회장이 대의원회 등과 심각한 갈등을 겪은 것에 비하면 현 집행부와의 심각한 충돌은 아직 없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진행된 고문단 회의에서 대의원회 변영우 의장 등이 대통합혁신위원회 구성을 12월까지 완료해야한다는 뜻을 피력한 만큼 한 목소리로 투쟁 가도에 돌입할 지 지켜볼 일이다. 
 

그는 아울러 “대한전공의협의회 선거가 진행 중에 있다. 지난 총파업 투쟁 때 전공의들의 힘이 컸던 만큼 회장 당선이 확정되면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체제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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