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관련 연구→상용화 방향 시급
'단순 국책과제 수주 위한 논문 지양'…복지부·산자부 '관련 산업 고성장 달성'
2014.11.10 20:00 댓글쓰기

갈 길 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3가지 주제 발표와 패널 토론을 통해 어느 때보다 현실적인 담론이 오고 갔다.

 

지난 10일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은 국회 소회의실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김춘진 위원장, 식약처 정승 처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로비에서는 5개 업체가 참여한 소규모 의료기기 전시회도 마련됐다. 한 참가자는 “국회 행사에서 의료기기 부스가 꾸려진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라며 “그만큼 과거에 비해 의료기기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기선 의원은 “정부는 2020년까지 수출액 13조5000억원, 세계시장 점유율 3.8% 달성을 목표로 의료기기 산업 육성에 나섰다”며 “국내 산업 현 주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됐다”고 전했다.

 

정승 처장은 “의료기기는 기대수명 연장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원하는 시대 요구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정부와 산업계가 역량을 집중해 국부를 창출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망했다.

 

"의료기기 관련 논문, 누구를 위한 연구인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 고문을 맡고 있는 윤형로 연세대 명예교수는 ‘의료기기 산업현황 및 R&D 투자’ 발표를 진행했다.

 

지난 3월 범부처가 발표한 의료기기 산업 중장기 4대 발전 전략을 기반으로 국내 산업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쳤다.

 

4대 전략은 ▲시장진출 성공을 위한 전략적 R&D 투자 ▲신뢰성 확보, 규제 효율화를 통한 국내 시장 지원 ▲해외 고부가가치 시장진출 지원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이다.

 

윤형로 교수는 “R&D 지원 선정은 엄격하지만, 사후 관리가 매우 부실하다”며 “이에 따라 선진국에 비해 상용화 성공률은 극히 저조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평가 중심 연구로 논문과 특허만 양산되고 있을 뿐 현실적인 수익 창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획단계에서부터 ‘졸속 연구’가 진행돼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윤형로 교수는 “어떤 연구 기획서를 보니 500억 매출액을 장담하는 내용이 있었다”며 “국책과제를 수주하기 위해 현실을 무시한 채 포장하기 급급한 것이다. 한 분야의 지속적 연구 투자가 부족해 기초연구도 외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고 꼬집었다.

 

임상시험병원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윤형로 교수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임상시험센터 중 의료기기 제품별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몇 군데나 되는가”라며 “모든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적·비용적 낭비가 초래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부 "중소기업 자생(自生) 위한 지원책 마련 고심"

 

패널토의에서는 향후 제도적 지원에 대한 부처별 발표가 진행됐다. 한정된 예산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의료기기 산업 관련 예산 확충의 현실적 어려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까지 부처별 통합으로 1000억원 규모 R&D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내년 예산 규모 역시 추가배정은 없는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신의료기술 관련 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시간적·비용적 지출에 대한 중소기업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16억원 규모의 지원액을 책정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복지부는 “저평가 돼 있는 의료기기 가치평가를 최대 100%까지 상승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동국대, 성균관대 의료기기 특성화대학원을 기반으로 한 전문인력 양성에도 관심을 쏟겠다”고 언급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의료기기 산업의 특성인 ‘융합’에 빗대어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산자부는 “우리나라 IT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지켜 세웠다.

 

산자부는 “S전자 스마트폰 심박수 측정 기능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향후에는 이를 잘 융합한다면 예방중심의학에 국내 산업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산자부는 “의료기기 산업을 분석해 본 결과, 병원과 기업의 상시 연계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의료계와 업계가 만나 예측가능성을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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