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회장 골밀도측정기 시연 '난타전'
醫 '명백한 불법 의료행위' 공세 강화 vs 韓 '검찰 고발, 오히려 환영' 강경 대응
2016.01.13 11:31 댓글쓰기

"엉터리 시연을 한 대한한의사협회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골밀도측정기 시연한 김필건 회장 고발, 오히려 환영한다."

 

지난 12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의 골밀도측정기 시연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의료계와 한의계의 첨예한 갈등으로 확산되면서 연일 강경 대응이 펼쳐지고 있다.

 

의료계는 김필건 회장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고 한의계는 오히려 검찰 고발을 환영한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몰상식한 작태 경악…자의적 해석 비판받아야"

 

먼저 의협은 “한의사에게 금지된 현대의료기기를 언론 앞에서 직접 시연해보이기까지 한 몰상식한 작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의료법 제27조에 따르면 의료인 역시 면허 외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돼 있으며 한의사는 현대 의학적인 원리로 개발된 의료기기나 의약품 사용이 제한된다.

 

의협은 "김필건 회장이 보건의료인으로서 기본 소양과 양심이 과연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의료기관 및 검진센터가 아닌 장소에서 검사장비를 이용해 측정하는 행위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측정 대상으로 삼은 29세 남성의 골밀도 수치가 떨어진 원인이 무엇인지 김 회장은 의학적 근거에 기반해 명확히 답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필건 회장은 기자회견 당시 29세 남자 골밀도를 측정장비를 이용해 측정한 뒤 기계를 갖다 대기만 하면 수치화가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진단검사의학회도 "검체검사의 오남용은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고 건강보험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사총연합도 맹비난에 나섰다.

 

전의총은 "일부 '성장 전문 한의원'에서 한약을 팔기 위해 골밀도측정기 검사 결과를 거짓으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사례가 대중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다"고 공격에 나섰다.

 

전의총은 "결국 한의계에서 골밀도측정기 같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는 것은 자의적 해석을 통해 한약을 잘 팔기 위한 포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현대의료기기 사용 공론화 총력"

 

한의협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김필건 회장의 골밀도측정기 시연은 물론 앞으로 재판을 통해서라도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적극 공론화하겠다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2라운드 갈등을 예고했다.

 

오히려 한의협은 "김필건 회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한 의료혁신투쟁위원회의 조치를 환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김필건 회장이 골밀도측정기 사용을 시연한 소식을 듣고 직후 대검찰청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의혁투의 검찰 고발은 원하던 바"라고 표현하며 "재판을 통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 할 방침"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판을 겪으면서 한의사 의료기기 문제가 왜 해결되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의사들의 부조리함과 보건복지부의 직무유기를 국민들에게 낱낱이 밝히겠다"고 또 다른 대응을 예고했다.

 

의사들과의 법적투쟁은 물론 복지부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포함, 모든 법률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게 한의협의 입장이다.

 

한의협은 "일선 한의원에서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의사들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하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모순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김성미 기자 (jsk6931@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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