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치매' 안써…'인지장애' 바꿔야'
제16회 국제정신의학회 한국 개최, 홍나래 교수 '학회 차원서도 총력'
2013.10.01 20:00 댓글쓰기

"노인성 치매 단어는 국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서도 치매 아닌 신경인지장애로 불리도록 학회가 총력을 다하고 있다."


노령인구 비중 확대로 인해 노인성 치매 및 우울증 발병률이 급증, 노년층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건강한 노인 정신건강에 대해 학술 지견을 나누는 '2013국제노인정신의학회(IPA 2013)'가 1일 한국에서 개최됐다.


노인정신질환 관련 35개국 700여명에 달하는 전세계 석학들이 한국에 모여 세계 노년화(글로벌 에이징)와 성공적인 노화(석세스풀 에이징)에 대한 예방법과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다.


 

개막 첫 날 열린 간담회에서 대한노인정신의학회 간사 홍나래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사진]는 치매 관련 국제학회에서의 최신 동향을 알리고 국내 학회의 향후 지향점을 밝혔다.

 

치매→신경인지장애


홍나래 교수는 "미국정신의학회(APA)를 필두로 전세계 정신과 학회에서는 치매라는 단어가 사라졌다"며 "최근 APA가 '정신질환 진단·통계편람 제5판'(DSM-5)'을 새롭게 개정하면서 치매(dementia)라는 단어는 없어지고 신경인지장애(neuro cognitive disorder)로 변화했다"고 피력했다.


홍 교수는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역시 각 학회 및 국민, 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부정적인 어감인 치매를 없애고 인지장애라는 단어를 쓸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학회에서도 네덜란드, 호주, 대만 등 세계 각지 연자들이 세션 강연을 통해 인지장애 관련 지견을 발표한다"고 강조했다.


정신병이 현재 조현병으로 병명을 바꾼것 처럼 치매 또한 노망이 아닌 퇴행성 뇌질환으로 불려 진단 체계에 편입돼야 하며 이번 국제학회를 통해 환자, 보호자, 사회 등에 이같은 인식을 심어주는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노인정신건강 치료 패러다임 변화


홍 교수는 노인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전세계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서도 피력했다.


지금까지는 치매 및 노인성 우울증 발병 이후 치료법이나 약제 사용법에 대해 학회가 초점을 맞춰 왔다면 이제는 지금까지 무시됐던 노인들의 정신건강이나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정신의학, 신체의학, 사회적인 부분까지를 융합한 노인정신 치료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세계는 지금 노인의 존엄성을 상위에 두고 정신건강을 치료하고 있다"라며 "존엄사가 화두에 오른 것도 이때문이며 지금까지 우울증으로 뭉뚱그려졌던 노인들의 정신건강이 최근에는 '노인 불안 장애', '노인성 우울증'으로 세분화 돼 치료가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우 유교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효(孝)문화가 인지장애(치매)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이를 염두한 노인 정신건강 치료가 이뤄져야한다"며 "외국의 경우 치매 환자들에 대한 실제적인 치료법이 중시되는 반면 국내는 치매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들의 무게감을 덜어주는 치료가 진행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한용 대한노인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정신질환 치료의 발전방향이 논의 될 이번 국제학회는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노인정신의학분야의 미래를 다져나갈 초석을 마련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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