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을 '보호육성' 학문으로 지정 필요"
왕규창 의학한림원장 "현 의대교육으로는 융합형 인재 키우기 어렵다"
2022.11.28 12:20 댓글쓰기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 이영미 고려의대 교수 

의료 패러다임이 시시각각 변하는 현재 기존 의대 교육으로는 융합형 인재, '팔방미인' 의사를 기를 수 없다는 고찰에서 의학계가 의대 교육의 유연성을 주장했다. 


특히 기초의학 분야가 위축되면서 미래사회에서 활약할 의사 출신 기초과학자 등 의사과학자가 부족해 교육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사장 신찬수, 의대협회) 학술대회에서 왕규창 대한민국의학한림원장, 이영미 고려의대 교수(의학교육학교실)는 이같이 주장했다. 


왕규창 원장은 근래 의학교육 환경에 대해 "4차 산업혁명으로 의료AI 교육 체계화 필요성이 커지고 여기저기서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신설 요구가 펼쳐지며 의료가 각광받는데 한편으로는 기초의학이 불행하게도 많이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초의학을 보호육성 학문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연구기반 강화를 위해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해 인접 학문을 이해하고 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학 교육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넣을 것은 넣는 유연성을 발휘해 기초과학 등 기존에 부진했던 공부영역에 몰입하는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왕 원장 시각이다. 


의대협회, 통합 6년제 추진···"연속성 기대, 학습 자율성 보장"


실제 의대협회는 이러한 취지로 현행 '의예과 2년+의학과 4년' 제도를 '통합 6년제'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 중이다. 


이영미 고려의대 교수는 의대 통합 6년제 전환 시 기대되는 '연속성' 효과와 함께 의대가 새롭게 떠안게 될 과제를 소개했다. 


현행 학사과정은 분절돼 있고, 이중·복수전공 취득이 어려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인재 양성을 저해한다는 게 이 교수 분석이다.


그는 "인문·사회·교양 과목이 의예과에 편중돼 있고, 의예과 때는 학업 전반에 대한 무관심 양상도 포착돼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며 "일부 학년에 과도한 학업량이 편중돼 학생이 소진되고, 이 과정 끝에 진료의사 중심의 졸업생이 배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 6년제 속에서는 이중·복수전공 선택 및 기초과학 등 인접 학문 접근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이 때 학생이 교육과정을 자율 설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유연한 교육과정 속에서 의대생들이 의사평생교육(CPD)의 근간이 되는 평생학습 태도를 길러, 진료 중심 의사 외에도 의사과학자 및 공공의료 전문 의사가 배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현재 의대 평가인증에서 의예과 과정은 누락되고 있어, 6년 전체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와 의과대학 인증 질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현 체제에서도 좋은 의사를 배양한다고 확신하는 학교도 있겠지만 고등교육법과 대학본부 해석으로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의대가 자율성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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