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뇌출혈로 인해 근무 중 사망한 사건을 두고 사회적으로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참담하다. 의사 책임이 아닌 중증의료 시스템 현실 파악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방재승 교수는 3일 서울아산병원 사건을 다룬 뉴스 영상 댓글에서 "그 날 아산병원 당직 뇌혈관내수술 전문 교수는 본인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아산병원 현직 간호사 분이 근무 중에 사망했다는 사실 자체는 매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일이다. 하지만 의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을 보면 나이 50대 중반 뇌혈관외과 교수로서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빅5병원에 뇌혈관외과 교수는 병원 당 기껏해야 2~3명이 전부인게 현실이고 그 큰 아산병원도 단 2명 뿐"이라며 "그날은 뇌혈관외과 교수가 아니라 뇌혈관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 당직 교수는 색전술로 출혈을 막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개두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고서도 환자를 살리기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보냈다는 것이 방 교수 주장이다.
"가장 큰 서울아산병원도 뇌혈관 교수 단 2명, 365일 퐁당퐁당 당직"
방 교수는 "그 큰 서울아산병원에서 뇌혈관외과 교수 2명이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으로 근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며 "뇌혈관수술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의료수가와 급감하는 지원자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40대 이상 실력있는 뇌혈관 외과의사가 거의 고갈된 것이 현실"이라며 "그나마 뇌수술의 꿈을 가진 신경외과 전공의들도 현실의 벽에 절망해서 척추전문의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여러분들도 중증의료 분야 지원, 뇌혈관외과 분야 지원 이야기가 나오면 의사들 밥그릇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힘을 실어주셨으면 한다. 제가 아무리 이야기해도 신경외과는 정작 필수 진료과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방 교수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갈돼 가고 있는 뇌혈관외과 의사를 보호하고 실력있는 후학 양성을 할 수 있는 제도 개선만이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안 생길 수 있는 근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공공의대를 만들어서 의사 수 늘린다고 되는 게 절대 아니다.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에 있는 저 같은 의사도 한 목소리 낼 테니 국민 여러분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거듭 간절함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