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 취급' 분위기 심상찮은 응급구조사
2011.11.30 21:33 댓글쓰기
응급구조사들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응급현장에서 어렵사리 환자를 구하고도 위법자 취급 받는 일이 잦아지면서 분개하고 있다.

응급구조사들은 더 이상 애매한 법적 지위를 참을 수 없다고 판단, 별도의 조직 구성과 함께 서명운동, 국회의원 청원 등을 진행키로 했다.

이들은 30일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에서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모임은 최근 제천 모 병원에서 응급구조사가 봉합시술을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응급구조사는 현행법상 의료인이 아닌 만큼 의료행위 전 단계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실상은 응급실과 진료실 등에 근무하며 진료보조를 겸하고 있다.

모임을 주최한 한 지방 한 대학병원 응급구조사는 “봉합이라면 나도 수없이 했다. 불법으로 처벌하면 모든 응급구조사가 자유로울 수 없다”며 현실과 제도의 괴리를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은 매년 터져 나오고 그때만 잠시 시술을 쉬었다가 지나가면 다시 하곤 한다”며 진료보조를 합법화하고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단이 된 방송에 대해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최근 공중파 방송이 의사들의 말을 빌어 응급구조사들의 행위가 불법임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유명 대학병원 응급구조사는 “대학에서 봉합실습에서부터 생리학, 해부학, 외과처치학 등 기초학문도 배우며 자격시험도 통과해야 한다”며 “배우지 않아 자격이 없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응급구조사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외부로 전달하기 위해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병원응급구조사회’를 발족키로 했다. 초대회장으로 전남대학교 김건남 응급구조사를 추대했다.

김건남 회장은 “기초의학과 응급의학을 3~4년간 배운 전문인력인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며 “병원 내 응급구조사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병원응급구조사회는 약 3000명으로 추산되는 병원응급구조사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한편으로는 국회의원 등에 청원을 넣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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